무한 확장 '팔색조' 모빌리티···기아 'PV5'가 제시한 맞춤형 車

2025-07-22

누군가는 이 차량으로 커다란 짐을 실어 나르고, 다른 이는 이 차량을 이용해 교통 약자의 발을 대신해준다. 또 어떤 이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며 '차 안에서의 삶'을 즐긴다. 기아가 '레고처럼 조립하는 자동차' PV5를 선보이면서 이런 장면은 꿈이 아닌 현실화됐다.

기아는 22일 오전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더 기아 PV5 테크데이'를 열고 PV5의 개발 과정과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PV5는 기아 최초의 전동화 전용 PBV(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로, 쾌적한 패밀리카부터 캠핑카, 업무용 차량까지 다양한 용도에 따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무한히 확장되는 모빌리티를 구현해냈다.

주석하 기아 MSV프로젝트3실 상무는 "자동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대량 양산이라는 생산체계 하에 이윤을 추구하는 제조 기반의 산업이지만, 고객의 요구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PV5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공간의 최소화, 우수한 성능, 확장성·연결성을 아우르는 혁신을 구현했다"며 "더 나아가 장차 업계에서 표준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PV5를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따라 완벽히 대응하는 맞춤형 모빌리티'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개발 단계부터 실제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실제 개발 과정에 반영했다.

실제로 국내외 기업 고객과 특장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고객 참여 행사인 'PBV 파트너스 데이'를 정례화하고, 지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개발 중인 PV5를 공개해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수렴했다. 물품 수납 공간 배치와 오염에 강한 재질 적용, 동급 최초 워크스로우 옵션 등은 이런 과정을 통해 반영된 결과물이다.

김재관 PBV사업개발팀 책임매니저는 "내부에서 열띤 토론 끝에 우리가 진정한 PVB를 만들려면 개발 과정부터 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차량 개발이 구체화될수록 고객 관심이 커졌고, 실제 피드백이 반영된 것을 보고 기아가 진정으로 고객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인식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상용과 승용을 아우르는 PV5 확장성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모듈 단위로 조립하는 차세대 바디 기술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덕분이다.

기존 차량들이 고정된 차체 구조 기반이라면, PV5는 전면부와 1열을 공용화하고 그 뒤편은 리어오버행, 테일게이트 쿼터 글라스 등 모듈을 선택해 붙일 수 있다. 최대 16종의 바디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다.

일단 기아는 지난달 계약을 시작한 ▲패신저(롱) ▲카고 롱(3도어/4도어) ▲카고 컴팩트(3도어/4도어) ▲카고 하이루프(3도어/4도어) 등 총 7종의 기본 바디를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해훈 MSV차체설계 1팀 책임연구원은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양산 대응이 어려우니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다가 떠올린 것이 '레고 블록 모듈화'였다"며 "디자인 자유도와 유지보수·정비성 향상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경제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바디 확장성과 더불어 안정성·정비 편의성까지 고려해 PV5에 '조립형 후측방 어라운드 가니쉬'와 '외골격 환형 구조'를 함께 적용했다.

차체 외측에 적용되는 후측방 가니쉬는 차량의 전장·전고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형상,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경우 충돌이나 스크래치 발생 시 손상 부위만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차체 골격을 외측까지 두껍게 확장한 외골격 환형 구조는 차체 강성을 강화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신개념 설계·생산 방식으로 바디 확장성을 확보한 PV5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혁신적인 패키지로 또 하나의 공간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동화 PBV 전용 플랫폼 'E-GMP.S'는 이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PV5에 최초 적용된 E-GMP.S는 차세대 개발 체계인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기반으로 PBV 잠재 고객의 사용 환경을 고려해 극대화된 실내 공간과 최적화된 성능 구현을 목표로 개발됐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 기반의 전동화 LCV(경상용밴)는 기존 엔진·변속기와 연료탱크 등을 제거한 후 전동화 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운전석 위치나 플로어 구조 등 실내 구성을 최적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카고 차량의 경우 기존의 센터 터널과 리어 플로어가 높이 솟아 있고, 그 위로 플랫 플로어를 구성할 수밖에 없어 실내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E-GMP.S는 내연기관 차량의 구조적 제약에서 벗어나 운전석 위치 개선과 저상화 풀 플랫 플로어를 구현했다.

강승민 바디아키텍처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차량의 전후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충돌 안전성을 확보한 범위 내에서 운전석을 최대한 전방으로 이동시켰다"며 "배터리를 물리적 충격으로 보호하기 위해 전륜 서브프레임으로 배터리 보호 구조를 적용하는 동시에 180㎜의 높은 배터리 지상고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PV5는 전장 대비 휠베이스가 길고 운전석은 매우 앞쪽에 위치한다. 이로써 실내 공간의 극대화를 이뤄냈다. 실제로 PV5 전장은 4495㎜(컴팩트), 4695㎜(롱·하이루프)로 일반적인 준중형 스포티지 수준임에도 대형 차급인 카니발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PV5는 넓은 실내 공간 못지않은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특히 PV5 패신저 모델 중 1-2-3, 1-2-2는 과감하게 동승석을 없애 적재 공간을 극대화한 구성이 눈에 띈다. 적재 공간으로 대체한 동승석엔 여행용 캐리어를 3개까지 적재할 수 있다.

허만승 MS엔지니어링솔루션팀 연구원은 "승객 5명이 탑승하는 택시에는 5개 이상의 캐리어를 실을 공간이 필요하다"며 "동승석 시트가 없기 때문에 후석 승객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PV5 카고는 419㎜의 낮은 후면 적재고를 바탕으로 컴팩트·롱은 1520㎜, 하이루프는 1815㎜ 수준의 카고룸 실내고를 구현해 상하차나 차량 내부 작업 시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하이루프에는 '워크스루' 옵션을 적용해 운전자가 차량 밖으로 내리지 않고 실내에서 카고룸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카고 롱은 최대 4420ℓ, 하이루프는 최대 5165ℓ의 적재 용량을 제공한다.

허 연구원은 "카고룸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성인 고객이 서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고민 끝에 카고룸 높이를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플로어와 카고룸 적재고의 높이를 최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테일게이트 개구부까지 플랫 플로어로 구현해 고객 사용성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