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이라며 축하한다. 60번째 생일은 유독 ‘회갑’이나 ‘환갑’이라 한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회갑 잔치 구경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사 60년을 넘어선다는 것은 잔치 여부를 떠나서 여전히 특별하다. 60년의 매듭은 그것이 개인의 것이건, 조직의 것이건 간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기준이 되고 내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60회 중앙광고대상 심사는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광고를 발견하는 기회이자 중앙광고대상이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 광고인과 광고 산업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심사 기준은 변함없다. 1000여 명의 독자 심사위원과 광고전문가 심사위원의 온라인 평가점수를 각각 40%씩, 본부위원회 평가를 20% 반영했다. 대상 한 편을 포함해 9개 부문별 최우수상, ‘베스트 커뮤니케이션상’과 ‘베스트 캠페인상’을 각각 선정했다. SK텔레콤이 6년 연속 대상 수상의 영예를 이어갔다. ‘우리의 걸음이 길이 되도록’이라는 헤드라인과 활주로에서 이륙 대기 중인 비행기의 활주 방향을 비주얼로 제시하고 있음이 의미심장하다. SK텔레콤이 이동 통신의 선도기업이라는 점, 비행기는 스스로 후진할 수 없고 오직 전진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퇴를 거부하는 선도기업으로서의 미래 지향 의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부문별 최우수상을 받은 KT, KB금융그룹, SK이노베이션, 롯데관광, 신한카드, 단국대학교, 한국도로공사, 동서식품, 동화약품 그리고 베스트 커뮤니케이션상을 수상한 KT&G, 베스트 캠페인상의 GS칼텍스 등이 제60회 중앙광고대상을 빛냈다. OOH(옥외광고) 부문에서는 워너브러더스, 하나투어, 세라젬, 까르띠에,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수상했다.
올해 심사를 마무리하며 중앙광고대상 60년 역사 속에서 20년을 심사위원장으로 함께한 입장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중앙광고대상은 한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을 과학에 기반을 둔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리고, 우리 광고인들이 단순한 지식 노동자를 넘어 전문직 종사자로 자부심을 갖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확신한다. 제60회 중앙광고대상 수상 광고주와 광고인께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독자 심사위원과 전문가 심사위원, 60년 동안 중앙일보와 중앙광고대상을 변함없이 성원해준 모든 독자와 광고인께 감사드린다.
이명천 심사위원장·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