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환율, 은행권 건전성 확보 다시 '긴장 모드'

2025-06-16

지난 달부터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며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정해진 것이다. 1분기 동안 자본 확충과 건전성 개선에 힘을 쏟았던 은행권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16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지주는 주말부터 환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다음 주까지 원/달러 환율 상단이 138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시 유가 급등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은행권은 지난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핵심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환율이 재차 1400원대에 근접하면 외화자산 가치가 떨어져 CET1 비율도 함께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비화폐성환차익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경우 1분기 말 기준 약 1470원 수준이었던 환율이 1400원을 유지할 경우, 2분기 약 700~800억원에 달하는 비화폐성 환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오르면 이 효과 상당 부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은행권은 올해 들어 자본 확충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1분기부터 비업무용 및 업무용 부동산 매각·조정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소유 부동산 포트폴리오 분석을 위한 외부 용역업체 선정에 나섰다. 불용자산을 매각하고 일부는 개발을 통해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서울 명동 디지털타워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신한은행은 서울 망우동 지점을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으로 처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IBK기업은행도 성남·수지지점 등 총 110억원 규모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당국은 하반기부터 도입 예정이던 스트레스완충자본(SCB) 규제 추가 유예 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시스템 충격 흡수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주 초반 환율 흐름은 예상보다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환율 불안이 장기화되면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 반등세는 물론 건전성 부문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