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고 배당만 푼 한샘, 문제는 성장 정체

2025-04-29

한샘이 지난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매출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비용 지출을 최소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용 컨트롤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한계에 달해 매출 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샘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1조9084억 원, 영업이익 312억 원, 당기순이익 151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조9669억 원) 대비 3.0%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19억 원) 대비 1504.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622억 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한샘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급락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긴축정책,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끌어올리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공격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3.0% 줄어든 가운데, 매출원가(-4.6%)와 판매 및 관리비(-4.1%)를 더 많이 줄이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늘렸다. 한샘은 IMM PE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매년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줄여 왔다.

직원 수도 매년 줄였다. 2021년 2540명에서 2024년 2041명으로 3년 만에 499명(19.6%) 감소했다. 2021년 1514억 원이던 직원 급여총액은 이듬해 1126억 원으로 388억 원 감소한 후 1100억 원대가 이어지고 있다.

직원 평균 급여는 2021년 6000만 원에서 2021년 5000만 원으로 1000만 원 하락한 뒤 2년 연속 상승했지만, 2024년 5700만 원으로 202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배당정책은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샘은 2022년(-713억 원)과 2023년(-622억 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131억 원과 747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상암동 사옥 매각 등으로 15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지난해는 1416억 원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한샘은 배당수익률 16.6%, 배당성향 93.7%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3.05%, 34.74%)을 크게 웃돌았다.

한샘의 이 같은 행보는 경쟁사인 현대리바트와 크게 대조적이다.

현대리바트의 직원은 2021년 820명에서 2024년 82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급여총액은 478억 원에서 557억 원으로 79억 원 늘었고, 평균 급여는 5800만 원에서 6700만 원으로 900만 원 상승했다.

2021년에는 한샘의 직원 평균 급여가 현대리바트보다 200만 원 많았지만, 2024년에는 현대리바트가 1000만 원 많았다.

배당 역시 다른 양상을 보였다. 현대리바트는 당기순손실을 낸 2022년과 2023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흑자를 낸 지난해 26억 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의 배당수익률(1.70%)과 배당성향(17.22%)은 한샘보다 크게 낮다.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이처럼 다른 모습을 보인 이유의 하나가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당 인수 가격이 22만1000원었지만, 현재 주가가 4만 원대 초반이어서 IMM PE 입장에서도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IMM PE는 2021년 말 조창걸 전 한샘 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의 경영권 지분 27.7%를 롯데쇼핑과 함께 1조4513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 주식을 꾸준히 사 지분을 35.44%로 늘렸다. 전략적투자자(SI) 롯데쇼핑의 지분을 빼면 20%를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비용 컨트롤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한계가 있고 배당정책도 제한되는 만큼 무엇보다 매출 부진 타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주택매매거래 위축, 소비경기 둔화로 한샘의 매출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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