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검찰이 20년 넘게 중국의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집권 민진당 소속 당원과 당직자 등에 대해 중형을 구형했다고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타이베이 지검은 천수이볜 총통 재임기였던 2003년,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소속 정보요원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황모 전 민진당 신베이시의원 보좌관에게 징역 30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대만으로 돌아온 뒤 간첩 조직을 구축하고 운영했다. 특히 2017년에는 전 민진당 대만민주학원 부주임인 추모 씨를 포섭한 뒤, 2023년 태국 방콕과 2024년 마카오에서 중국 측 정보요원과 함께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스파이용 앱을 통해 대만의 기밀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황씨는 약 2억7000만원, 추모 씨는 약 1억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황씨는 과거 외교부장 보좌관 출신의 허모 씨와, 라이칭더 총통 사무실의 전 자문인 우모 씨 등도 포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중국 측에 넘긴 정보에는 ▲우방국 사절단 및 외국 방문단과의 대화 녹취록 ▲‘대만-미국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관련 내용 ▲우방국 단교 시 대만의 비상 대응 계획 ▲라이 총통이 부총통 시절 파라과이 방문 일정 및 총통 선거 기간 주요 일정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검찰은 이들 4명에게 국가안전법 및 국가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30년 6개월부터 최소 5년에 이르는 형을 구형했다.
이에 앞서 민진당은 지난달, 중국 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던 당원 5명을 제명한 바 있다. 또한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 4월, 당원이나 당직자가 중국을 방문하거나 중국 측과 접촉할 경우 반드시 사전 신고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