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 '보물찾기' 성수서 미디어데이 개최
'지크수' '틱틱붐' 등 팝업 스토어 개최
지난달 25일, 서울 성수동 슈어라운지에 연극 세트가 들어섰다. 지난 7일 서울 대학로 올림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보물찾기’의 미디어데이를 위한 세트다. 이날 현장에선 연극에 실제로 사용되는 소품들이 전시되고, 연극의 주요 테마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특히 배우들이 직접 연극 일부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올려지는 대학로가 아닌, 성수동에서 이 같은 행사를 연 것은 새로운 관객층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다. ‘보물찾기’ 제작사 DPS컴퍼니 노희순 대표는 “대학로의 정통 연극을 현재 서울의 가장 힙한 지역 중 하나인 성수동에서 미리 선보임으로써, 연극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면서 “기존 프레스콜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통해 연극을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가 진행된 슈어라운지는 ‘핫플’로 불리는 성수동 연무장길 위치한 에스팩토리 내 110평 규모의 커뮤니티 라운지다. 이곳은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음악, 공연, 전시회 등을 활용한 독특한 마켓 비즈니스를 선보이며 서울의 창의적인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뿐만 아니라 성수동은 과거 쇠퇴한 공장지대에서 젊은이들의 ‘핫플’로 변모하면서 팝업스토어 성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공연계에서도 최근 들어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면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개막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도 8일부터 17일까지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개최하고, 오는 16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틱틱붐’도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가난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은 예술가의 방을 콘셉트로 한 팝업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서도 뮤지컬 ‘마리 퀴리’도 팝업스토어를 열어 젊은 관객층 확보에 기여했다. 공공 공연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이 시즌 프로그램인 ‘싱크 넥스트24’ 역시 이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학로 연극인 ‘보물찾기’가 개막 전 행사를 성수동에서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대학로는 현재 심각한 양극화를 겪는 중이다. 공연계가 날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학로는 여전히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연극 장르에선 매체로 인지도를 높인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과 그렇지 못한 작품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2024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극 장르의 티켓판매액 상위 10개 공연을 살펴보면 ▲맥베스 ▲엔젤스 인 아메리카 ▲햄릿 ▲빵야 ▲벚꽃동산 ▲일리아드 ▲꽃, 별이 지나 ▲사운드 인사이드 ▲한뼘사이 ▲불편한 편의점으로 창작극 2건, 오픈런 2건, 번역극 6건이었고, 황정민, 유승호, 손호준, 고준희, 박성훈, 전도연, 박해수, 진선규, 이희준, 문소리 등이 출연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인 공연이 6건에 달했다.
사실상 대극장 상업극에 집중되어 있는 팝업 스토어 등의 마케팅에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 뛰어든 건 이 같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힌다. 한 소극장 관계자는 “스타가 없는, 작은 대학로 공연이 대중의 관심을 끌긴 쉽지 않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젊은층,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연극계도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