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과 자동차

2025-01-23

‘오늘부터 미국은 다시 번영하고 전 세계에서 존경받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의 선망이 되고, 이용당하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의 시작이다. 누가 누구를 이용한단 말인가. 그가 말한 그린 뉴딜을 끝내고 전기차 의무 구매제를 폐지해 자동차 산업을 살리자는 구호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의 미국 판매는 역대 최대로 전 세계 자동차 수출의 50%(미국향 수출액의 26.8%)를 차지했다. 전체 대미 흑자의 60%라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엔 감세를, 다른 나라엔 보편적 관세를 주장하는 트럼프는 결기로 가득 찼다. 대외수입청이 징수할 엄청난 관세 수입이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이루게 한다는 말은 소름 끼치게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운명은 어찌 될까. 전기차 보조금은 폐지되고 이차전지와 친환경 분야에 혜택을 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사라질 것인가. 이달 초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고 좋아한 현대차 3종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아 EV6와 EV9 두 개 차종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남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목을 매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투자금의 40%를 환급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제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의 투자 확대로 현대차 그룹만 직·간접적으로 57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우리는 미국에 제대로 알려야 한다. 불법 이민 문제로 멕시코에 부과하려는 25% 자동차 관세에서 기아 자동차 현지 법인은 무관하다는 것도 강조해야 한다. 미국이 싸울 대상에서 한국은 제외해달라고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큰 숙제로 남아있다. 미국 정책 변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협상해야 한다. 슬프게도 산업 공동화 문제 해결을 덩그러니 떠안고서 말이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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