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당 3.9억 보유했어도… 점점 더 불행하다는 한국인

2025-02-24

지난해 가구의 실질 순자산 등 지표는 소폭 개선됐지만 가족관계와 삶의 만족도, 교육비 부담도 등은 이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삶의 질 상황판 곳곳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순자산(자산-부채)은 실질금액 기준 2023년 3억 9018만 원에서 2024년 3억 9319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오르던 가구순자산은 2023년 전국적인 집값 내림세의 영향으로 급락한 뒤 지난해 하락분을 일부 되돌렸다. 그러나 여전히 4억 원을 밑돌면서 역대 최고점인 2022년(4억 2334만 원)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집값 등 자산 가치가 떨어지자 삶의 질은 소폭 낮아졌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경제적 자산과 삶의 질을 동일하게 여기는 경향성이 전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6.4점(10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0.1점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에 머무른 것이다. 삶의 만족도는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에 대한 0~10점의 응답을 평균 낸 값이다.

이런 삶의 만족도는 2013년 5.7점에서 2017년 6.0점으로 올라 한동안 횡보하다가 2021년(6.3점)과 2022년(6.5점) 크게 상승하더니 2023년 상승세가 꺾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족과 삶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가 코로나19 종식 이후 익숙했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가족관계 만족도는 2018년 56.6%에서 2020년(58.8%)과 2022년(64.5%)을 거치면서 대폭 높아지다가 지난해(63.5%)에 제동이 걸렸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전체 인구 중 본인의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여준다. 2023년 자살률도 인구 10만 명당 27.3명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무려 2.1명 증가했다. 2014년(27.3명) 수준으로 원상복귀한 9년 만의 최고치다. 특히 남성의 자살률이 2022년 35.3명에서 2023년 38.3명으로 급등했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21년(24.3명) 이미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는데, 더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2008년 이후 감소세에 있던 교육비부담도는 지난해 60.9%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교육비부담도는 자녀 교육비의 가정 경제 부담에 대해 ‘매우 부담’ ‘약간 부담'이라고 응답한 비율로 측정한다. 아울러 삶이 팍팍해지면서 여가시간도 21년 4.4시간에서 2023년 4.1시간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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