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액결제' 사건 주범 중국에 따로 있다…"윗선 수사 중"

2025-09-18

검거 피의자, 상선 지시받고 움직인 듯…"단순 차량 운전자"

조직적·체계적 범죄집단인지는 미확인…후속 수사 난항 예상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피의자로 중국 국적의 남성들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번 사건을 이끈 주범이 중국에 따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당초 사건 주범으로 알려져 있던 중국교포 A(48)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 있는 윗선 B씨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윗선'이라고 밝힌 B씨의 개인정보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대로 진술하면서, 최근 중국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해도, 범행 특성을 고려할 때 B씨가 A씨에게 자신의 실제 이름과 나이, 국적 등의 신원을 밝혔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실제로 경찰은 아직 B씨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A씨의 진술 및 여러 증거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의 진짜 주범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의 진술대로 주범이 B씨일 수도 있고, 그 또한 조직화·체계화한 거대한 범죄 집단에 속한 하부 조직원에 불과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범행 전모는 경찰의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이 A씨를 검거한 뒤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A씨가 저지른 범죄 유형, 범행 수법, 피해 규모 등으로 볼 때 상식적으로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관련 전공자도 하기 어려운 첨단 범죄를 통신사 근무 이력은 물론 전화·인터넷의 가입이나 설치 등의 업무 조차한 적이 없는 A씨가 주도했을 리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합법 체류자로, 국내에서는 일용직 근로에 종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상선의 지시를 받은 A씨가 불상의 방법으로 취득한 불법 소형 기지국을 승합차에 실은 채 경기 광명과 서울 금천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역시 지난 17일 언론에 A씨 검거 소식을 알리면서 범죄 사실에 관해 "A씨는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차량에 싣고 범행 당일 피해 발생지 주변에서 차량을 운행한 혐의"라고 밝혔다.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정보를 탈취하고, 소액결제를 진행하는 등 '해킹' 혐의에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셈이다.

A씨가 단순 차량 운전자로 드러난다면, 후속 수사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일 것으로 보인다.

꼬리 격인 A씨를 상대로 얻어낼 수 있는 수사 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몸통 격이라고 할 수 있는 B씨를 비롯한 주범이나 또 다른 공범 혹은 범죄조직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에 난항이 예상되고, 특히 이들이 중국에 자리 잡고 있다면 신원을 특정한다고 해도 검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아울러 A씨의 소액결제 건을 현금화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교포 C(44)씨가 범죄수익을 어디로 빼돌렸는지도 수사로 밝혀내야 할 부분인데, 이미 자금 세탁이 이뤄져 해외로 빠져나갔을 여지가 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관련, 검거한 A씨와 C씨 외에 다른 조력자가 있는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오전 A씨와 C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은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향하면서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인가", "펨토셀(불법 초소형 기지국)은 어디서 구했나", "범행 동기는 무엇인가"는 등 취재진의 쏟아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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