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무게’ 짊어지고 커리어 하이 찍은 키움 송성문 “올해 성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 보여드릴게요”

2024-09-25

어느 때보다 특별했던 송성문(키움·28)의 한 시즌이 저물어가고 있다. 팀의 주장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올해 송성문은 무거운 책임감을 최고의 성적으로 승화했다. 아쉬운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야구선수 송성문’을 강하게 각인시킨 시즌이었다.

송성문은 데뷔 10년 차인 올해 비로소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거듭났다. 타율과 타점, 홈런, 도루, OPS(출루율+장타율)까지 모든 면에서 과거의 자신을 훌쩍 뛰어넘었다. 리그에서 타율 5위, 타점 10위, 안타 6위, OPS 8위를 기록 중이다.

송성문의 강점은 기복 없는 꾸준함이다. 시즌 개막 전 철저한 식이요법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단한 몸을 만든 송성문은 4월부터 줄곧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삼성전에서는 데뷔 이래 첫 100타점을 돌파했다. 지난 시즌 기록이 타율 0.263, 60타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적인 성장이다.

송성문은 키움의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지난 24일 한화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의 5-4 승리에 이바지했다. 4-4 동점이었던 8회 2사 3루 상황에서 한화 김서현의 직구를 타격해 중견수 왼쪽에 떨구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송성문은 전날 경기 후 “올 시즌 제가 잘 해왔으니까 자신을 믿고 아무 생각 없이 덤벼보자는 마음으로 오늘 타석에 섰다”라며 “홈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께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는데 경기가 생각보다 잘 안 풀려서 많이 속상했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팀은 아쉽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희망적인 시즌을 보냈다”라며 “제가 프로 와서 좋은 실적을 낸 시즌이 없어서 ‘나는 여기까지인 건가’라는 의문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깨트리고 한계를 넘어서서 뿌듯한 한 해였다”라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송성문은 현재 18홈런 18도루를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는 5경기. 데뷔 첫 ‘20-20’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송성문은 “‘20-20’ 생각만 하면 뜬공이 나와서 그 생각은 버려야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제 다섯 경기밖에 남지 않아서 마음을 비워도 될 것 같다”라면서도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다 보면 기록이 따라올 수도 있고, 노력은 하겠지만 굳이 얽매이지는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올해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주저하지 않고 ‘아내’를 꼽았다. 그는 “(작년 12월) 결혼을 해서 가장이 되기도 했고 팀에서도 주장을 맡는 등 여러 환경이 저를 더 독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라며 “야구에 대해 더 간절해졌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이번 시즌 내내 뒷머리를 기른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꾸준한 ‘3할 타자’라는 방증이다. 시즌 개막 전 아내에게 ‘타율이 3할 이하로 내려가면 뒷머리를 자르겠다’라고 약속한 송성문은 좋은 타격감이 이어지며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할 수 있었다. 송성문은 “아내는 한두 경기 무안타가 나오면 뒷머리를 자르라고 하는데 아직 커리어 하이니까 좀 봐달라고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웃었다.

송성문은 “이번 시즌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다음 시즌에 인정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송성문의 긴 뒷머리를 계속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이유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