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던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갈등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의 협상 시한 선언으로 잠시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적 군사 개입이라는 카드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데다 지금까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은 것을 고려하면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눈앞의 일촉즉발은 피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2주’라는 시한에 대해 흥미로운 견해가 나왔다. 그가 결정하기 어려운 골치 아픈 사안을 만날 때마다 언제나 2주의 시한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2주의 시한이 큰 의미는 없었다는 냉소적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2주의 협상 기한을 부여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스 “그가 고민스러운 사안마다 2주의 기간을 제시해왔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무역 협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까다로운 이슈마다 2주의 협상 기한을 제시해왔다. 지난 11일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레 미제라블' 공연을 관람하기 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는 '이게 협상의 핵심이다.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상관없다'라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며 "우리는 결국 그렇게 할 것이다. 아직은 그럴 준비가 완전히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주일 반~2주일 안에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율 등 무역협정 조건이 담긴 서한을 보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가 평화 협상 직후인 지난달 25일에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대적인 드론 공격을 가하자 트럼프는 며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후 2주간 지켜본 후 (여전히 미온적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며 러시아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많다.
트럼프가 이란에 2주의 시한을 주겠다고 발표한 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는 ‘2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워싱턴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듯이 '2주'는 트럼프가 가장 선호하는 시간 단위"라며 "8주 전에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약 2주 뒤에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꼬집었다.
MSNBC의 기자 역시 "트럼프와 그의 팀이 또다시 '2주' 타임라인을 제시한 것은 '자기 인식(self-awareness)의 놀라운 실패'를 의미한다"며 "세금 정책부터 인프라와 이민, 생식 건강까지 대통령의 모든 세부적인 해결책은 항상 '2주' 뒤에 나온다"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