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자율주행이 돈 버는, 생각지 못했던 이 영역

2024-09-12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리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제철소는 뜨겁게 달궈진 쇳물을 어떻게 옮길까? TLC(Torpedo Ladle Car)라 불리는 운송열차를 이용한다. 쇳물을 녹이는 고로와 제품을 만드는 제강공장 사이를 TLC가 오간다. 문제는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사고다. 탈선이나 폭발로 인한 쇳물 유출은 끔찍한 사고를 동반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중국에서는 제철소 용광로 사고로 32명의 죽음을 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제철 업계는 이 문제를 TLC의 자동화로 풀려고 한다. 열차에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와 카메라를 달고, 사람 없이도 열차의 상태를 점검하고 지정된 경로를 운행하게 하는 TLC 열차의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항만 현장에선 또 다른 고민이 있다. 항만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선적할 때의 위험이다. 제대로 된 위치에 컨테이너를 내려놓는다고 해도, 정확도가 1~2% 정도만 뒤틀리면 주변 선적된 짐을 망가트리거나 혹은 사람을 다치게 할 위험이 있다. 올해 부산항은 기존 2D 솔루션 대비 정확한 방향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3D 라이다 시스템을 구축, 사고를 예방하고자 했다. 역시 전후좌우 사물을 인지, 이를 피해 컨테이너를 움직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들어간 사례다.

이 두 영역에 자율주행 솔루션을 공급, 활로를 찾는 기술 기업이 있다. 소네트.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소네트는 생각보다 업력이 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이다. 2017년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연구원 창업 1호 기업으로 탄생했다. 사람을 태우지 않고 실내외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레벨4 기술 개발을 주로 하고 있다.

지난 6일, 소네트의 서울 사무실이 있는 양재동에서 차두원 대표를 만났다. 모비스, 현대차 포티투닷 등을 거친 모빌리티 전문가인 차 대표는 올해 4월 소네트에 합류했다. 그간 모빌리티 양산과 연구, 정책과 규제, 전략 수립을 중심으로 움직인 그인데,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에 초점을 맞춘 소네트의 대표로 갔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차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가는 영역이 제철소와 항만 등으로 고루 넓어지고 있다”면서 “로보택시나 자율주행 셔틀은 물론이고, 여러 영역에 공통으로 포함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가진 회사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새로운 곳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다듬고 새로운 투자 유치도 준비하고 있는 차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2024)’에 자율주행 차량을 갖고 참가했다. 어떤 내용의 전시를 했나

실내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총 다섯대의 차량 중 관람객 설명을 위한 전시차 한 대를 제외하곤 네 대가 이틀간 700명을 태웠다. 시연 차량에는 운전자가 아예 탑승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도 포함해 호평을 받았다.

실내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일이 있나?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는 주최측 요청으로 2022년부터 주행하고 있다. 차가 꼭 도로 위에서만 도는 게 아니다. 공장이나 관광지, 실버타운, 국가 보안시설과 항만, 제철 등 여러 곳에서 실내외를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기기를 볼 수 있다.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다. 물론, 소네트는 실외 자율주행 서비스 역시 하고 있다. 로보택시를 운행 중이고 내년 말에는 자율주행 셔틀 양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내 자율주행이 실외 대비 까다로운 것이 있다면?

실내는 실외처럼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이 지도, 위치 정보 없이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슬램(SLAM)’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은 아직 우리 사정에는 좀 이르지 않나

자율주행 상용화법이 하위법령 정비가 완료되면 내년 3월 이후 시행된다. 자율주행 차량을 팔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서도 관련 규제가 내년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 물론, 제도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계부처의 이해관계 같은 것도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더군다나 글로벌로 보면 최근 자율주행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 자율주행 투자 유치 환경이 어렵다고들 했는데 요즘 보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인공지능도 투자 사이클이 있는 것처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속 투자해야 할 영역으로 보고 있다. 소네트 역시 투자를 받으려 하고 있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자율주행 기술을 다루는 회사는 많은데. 소네트가 가진 강점은 그 중 무엇인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풀스택 소프트웨어 ‘오토 드라이브’다. 사람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수준으로 개발했는데, 이게 우리가 흔히 아는 로보택시와 셔틀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제철소와 항만 등에서 쓰는 다수의 이종 차량에도 인터페이스 블럭만 수정해서 적용할 수 있다. 즉, 확장 기능이 좋다는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로 원격주행과 시뮬레이션, 관제가 모두 가능하다.

제철소와 항만이라니. 어떻게 자율주행 기술이 이런 곳에 적용이 되나

제철소에서도 기차를 운행한다. 쇳물을 나르는 역할을 하는데, 한 번 사고가 나면 큰 문제가 된다. 탈선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쇳물 자체가 너무 뜨거우니까 폭발이 일어나기도 한다. 제철소 안에서는 기차 외에도 여러 장비와 제품을 싣고 다니는 차들도 같이 움직이는 하나의 교통 시스템이 이뤄져 있다. 따라서 이 교통 시스템을 자동화, 체계화하고 기차 운행을 자율주행으로 하려 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항만은, 게이트에 컨테이너가 들어올 때 크레인이 이를 들어올려 제 위치로 옮긴다.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이 들어오면 번호판과 트레이너를 인식한다. 기존에는 2D 센서를 사용했는데 이 시스템의 정확도가 100%가 아니다. 약간의 오차로도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걸 3D 라이다 시스템을 넣어서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덧붙여서, 브이펜스(V-Fence)라는 것도 항만에 설치했다. 일종의 응용 기술인데, 3D 라이다 센싱 기술을 이용해서 가상의 방호벽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최대 반경 100m 이내에 라이다 경계 지역 설정이 가능하다. 당장 수익적인 측면을 본다면, 이런 기술들이 자율주행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보인다.

이 영역에 진출한 다른 회사들은 없나?

중국에선 시도하는 회사가 있는데, 그 외 국가는 찾기 힘들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철도와 항만에 고루 진출해 레퍼런스를 만들고, 파트너십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소네트의 강점이다.

소네트는 자율주행 시장에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나

제철소, 스마트항만도 있지만 자율주행셔틀도 중요하다. 1년 간 국내 실증 운행을 통한 품질 안정화를 거치고 해외 PoC 실시한 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소네트로 옮긴 얘기를 해보자. 현대차를 나오고, 소네트로 향했다. 어떤 부분에 끌렸나? 회사는 차 대표의 어떤 점을 보고 합류를 원했나

개인적으로는 양산을 경험한 후 정책과 규제, 전략 수립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는데,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에도 더욱 집중해보고 싶었다. 소네트는 그간 기술을 잘 개발해 온 곳인데, 아직 투자를 받지 않았다. 다음 스텝을 위한 사업 전략과, 그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 유치 등에도 내 역할이 있을 것으로 봤다

소네트는 지금 돈을 버는 회사인가?

자율주행 관련 확정된 B2B 매출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코어 기술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재 시리즈A 규모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제철, 항만과 관련한 사업도 열심히 추진할 예정이고,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말에는 자율주행 셔틀이 양산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어느 나라로의 우선 진출할 생각인가

이미 태국 지사를 세웠다. 현지 셔틀 개발을 시작했고, 내년 말 양산한다. 아시아는 특히 로보택시를 선호하는 나라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흥미 있어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아직 개발된 자율주행 셔틀이 거의 없으므로 시장성을 보고 있다.

업데이트

앞으로 소네트와 관련해 새로 나오는 뉴스나 관련 기사는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새로 궁금한 소식이 있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