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3일 영남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울산과 부산을 찾아 “어떤 후보는 총각, 검사를 사칭한다”며 “저 김문수는 굶어 죽어도 거짓말은 안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이날 오전 대구 신암선열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이틀째 유세를 이어간 김 후보는 이날 울산과 부산을 찾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자 보수 지지세가 두터운 대구·경북(TK)에서 1박2일 유세를 한 뒤 부산·경남(PK)을 방문하는 등 영남권을 집중 공략하며 온종일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울산 첫 일정으로 오전 11시40분 중구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빨간색 계열의 당 점퍼를 입은 김 후보가 어린 여자 아이를 안고 연단에 오르자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김 후보는 “제가 울산 사람을 사위로 맞았다. 이 아이는 제 사위 친동생의 딸”이라며 울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등 지역 대표 기업을 언급하며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한 뒤 곧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했다. 김 후보는 “검사 사칭” “총각 사칭” 등 이 후보의 과거 논란거리를 언급한 뒤 “저는 장가 간 다음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며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 손해만 보고 살아온 저 김문수, 선거철이라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김기현 의원도 “민주당은 이재명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이 후보가 한 마디 하면 아무도 입 못 여는 독재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가 이어 중앙전통시장 유세에 나서자 옷 가게 상인은 “범죄자와 깨끗한 후보 간의 대결”이라고 했고, 뻥튀기 판매 상인은 “꼭 이겨서 시장 경제를 살려달라”며 김 후보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김 후보는 오후 1시엔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하나만 비교해보자. (이재명, 김문수) 두 분 다 경기지사를 역임했는데 김 후보는 (재임 중) 평택에 삼성 반도체 단지를 유치했고, 성남엔 테크노밸리를 만들었다”며 “이 후보는 뭘 했나. 조폭 변호나 하고, 단군 이래 최대 대국민 사기 사건인 대장동·백현동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추켜세우며 PK에서도 ‘박정희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데 집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후보 교체 논란으로 동요하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젊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을 반대하며 싸워왔다”며 “철 들어서 보니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TK 선거대책위위원회 출정식에선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는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싣기도 했다.

김 후보는 부산을 방문해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오후 4시20분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 김 후보는 “자기 형님이 정치적으로 반대 편에 섰다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키고, 형수한테 욕설을 하는 사람 중에 누굴 뽑아야 하나”라며 “이런 (심한) 욕을 하는 사람은 확 찢어버려야겠죠”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비리 연루 의혹을 꺼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라며 “손만 대면 주변 사람이 전부 구속되거나 의문사하고, 공무원들이 썩어 문드러지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대한민국이 남아 나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영남권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이날 오후 부산 남구 문현국제금융단지를 방문한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한 브리핑을 듣고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해 설득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선 “대구·경북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했고, 울산에선 “부산에서 시작해 동해안 전체를 잇는 고속·복선전철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시장 상인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시장을 돈 뒤 PK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