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옥수수·대두 생산량이 안정돼 내년도 국제 곡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사료값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축산업계 이목이 쏠린다.
한국사료협회·미국곡물협회가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개최한 ‘2025년 곡물시장 전망과 사업환경 세미나’에서 마티 루이카 미국 전문수출인네트워크 대표는 “올해 미국의 1에이커(0.4㏊)당 옥수수 생산량은 183.8부셸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부셸은 약 27㎏이다.
그는 “다만 재배면적은 9074만에이커로 지난해(9464만에이커)보다 다소 줄어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153억4100만부셸)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152억300만부셸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가축사료의 또 다른 원료인 대두는 생산량이 늘 것으로 점쳐진다. 루이카 대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대두 재배면적은 8700만에이커로 지난해(8300만에이커)와 비교해 4.8% 증가했다. 1에이커당 생산량은 53.1부셸로 4.9% 증가해 전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많은 45억8200만부셸로 예측됐다.
현재 미국산 옥수수·대두 수확은 마무리단계로 내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이다. 2위인 브라질은 미국 생산량의 60% 수준이다. 미국 생산량이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도 국제 가격 또한 안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어가는 이월재고가 큰 폭으로 늘면서 가격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루이카 대표는 “옥수수의 올해말 재고는 20억부셸로 지난해(17억부셸)보다 크게 늘었다”며 “브라질의 작황도 좋을 것으로 전망돼 옥수수 가격이 많이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황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루이카 대표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중국의 육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사료 곡물 수입량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중국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미나에선 미국의 옥수수 주산지인 네브래스카주와 아이오와주의 생산자 대표들이 화상으로 참석해 올해 미국의 옥수수 작황 등을 전달했다. 브랜든 허니컷 네브래스카 옥수수위원회장은 “올해 네브래스카주 평균 옥수수 생산량은 1㏊(3000평)당 13.8t으로, 풍작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참석해 ‘한국 사료산업 현황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준한 농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장은 “현재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82%대로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 볏짚이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수입 조사료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며 “앞으로 정부는 조사료 자급률 향상과 함께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