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우리는, 누구 좋으라고 치킨게임을 하고 있나?

2024-07-04

북에 대한 뉴스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은 실패했다고 발표하고 북은 성공했다고 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를 차치하더라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무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실로 무섭다.

북은 지난 7월 1일 탄도미사일 두 발을 쐈다. 한 발은 600km, 또 한 발은 120km를 날아갔다. 우리나라 합참은 “한 발은 청진 앞바다에 낙하했지만 한 발은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고 평양 인근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평가절하했지만 북은 “4.5톤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히로시마 핵폭탄 무게(4.4톤)만큼을 폭격기가 아닌 미사일로 쏜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위력이다.

북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모두 만들었다고 큰소리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만약 북이 핵폭탄을 장착하여 쏘면 우리나라는 모두가 사정권에 든다. 서로의 불장난이 심해지면 언젠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하늘에서 핵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

지난 6월 26일 북이 발사한 극초음속 다탄두 미사일도 남과 북의 발표는 달랐다. 남은 실패했다고 하고 북은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에 정확히 유도’됐다고 발표했다. 또 이것이 사실이면 엄청난 일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현재 극초음속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고, 여기에다가 다탄두로 분리된다면 더욱 막기가 어렵다. 한 발을 발사하면 최종 여러 곳의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실로 어마어마한 무기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의 대응은 어떤가? 여전히 ‘힘에 의한 평화’를 얘기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힘에 의한 평화’? 우리가 아무리 첨단무기를 미국에서 사 온다고 해도 북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힘에 의한 평화’는 허구이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실질적 평화는 남과 북이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통해 평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렇다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서로 대화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북의 상황을 인정하면 된다. 북의 발표를 우리의 입맛대로 재단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지금 정부는 모든 프레임을 끌어들여 남북의 대치 구도를 만들어 놓고, 외세인 미국과 일본에 기대는 모양새다. 모든 극본은 미국이 짜고 우리는 극본대로 놀아나고 있다. 나라의 자주성은커녕 우리는 치킨게임에 빠진 줄도 모르고 달려오는 북을 향해 죽자고 달린다.

지금 남과 북 모두는 군사적으로 너무나 강대국이 됐다. 공멸보다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을 어려운 데서 찾으면 안 된다. 우리가 자주적일 때, 대한민국이 자주적인 국가로 다시 태어날 때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7월 4일은 7.4 남북공동성명의 날이다. 1972년 7월 4일 박정희 정권 시절, 남과 북은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통일을, 또 무력이 아닌 평화통일을, 마지막으로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대단결로 통일하자는 내용으로 분단 이후 남북이 처음 합의한 공동성명이다. 약 50년 전의 남북 합의가 지금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마침, 7월 4일 울산에서 울산자주통일평화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참으로 환영한다. 우리가 자주적일 때 평화와 통일을 이룰 것이고, 이런 역사의 길에 우리는 함께 가야 한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차량에 겁을 먹고 누가 먼저 운전대를 꺾을 것인가? 남북 모두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극단적인 경쟁을 멈출 때다. 누구 좋으라고!

서민태 사회운동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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