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재미 한인, 상속에 관심 늘어…회계사는 한미 세법 다 알아야"

2025-10-16

“미국에 거주하는 1세대 한인들 대부분은 은퇴를 하거나 고령이라 유산이나 상속 관련 이슈가 많습니다. 한미 양국 회계사들이 서로 최신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안병찬 전미한인공인회계사협회(KASCPA) 회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계사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네트워킹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그 일환으로 KASCPA는 19~22일까지 나흘간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연례 콘퍼런스를 갖는다.

안 회장은 “미주 1세대 한인들은 1960~1970년대 경제성장의 주역이었고 이들 중 한국에 재산을 갖고 있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며 “관련 세무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법은 물론 한국법을 모두 숙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콘퍼런스를 기획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9만 8581명이 보유한 국내 주택은 총 10만 216채로 국적별로는 중국(56%)에 이어 미국(21.9%)이 많다. 업계에서는 미국 국적 보유자 가운데 상당수가 한인 교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속재산은 미국법을 적용하느냐, 한국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경우 법원이 고인이 남긴 유언장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집행자를 지정하는 프로베이트(Probate) 제도를 시행하는 반면 한국은 고인이 유언으로 상속 비율을 정하더라도 법정상속인의 최소 몫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안 회장에 따르면 상속과 관련해 미주 한인 교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한국인 부친의 사망 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한국 국적을 가진 형제·자매와 상속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까닭이다. 그는 “한국 국제사법에 따르면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을 따른다”며 “한국 민법은 상속인의 국적을 이유로 상속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시카고·버지니아·텍사스·조지아 등 미국 내 10여 개 주에서 활동 중인 한인 공인회계사들과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의 최운열 회장 및 임원단을 비롯한 양국 전문가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계·세무 콘퍼런스로 진행될 예정이다. 안 회장은 행사 목적으로 △한미 세무·회계 전문가 간 정보 공유 및 협력 △양국 세법 및 상속·증여 절차 공유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위한 세무·회계 로드맵 △양국 세법 관련 세미나 및 CE(Continuing Education) 인증 프로그램 운영 △한국회계사협회와의 정례 교류 기반 마련 △후원 금융기관 재정 전문가와의 실질적 네트워킹 제공 등을 강조했다.

안 회장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회원과 스폰서 간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패스포트 프로그램도 도입해 참석자 간 네트워킹을 실질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KICPA와의 공식 협력 강화를 목표로 공동 세미나 및 네트워킹 등 양국 회계 전문가 간의 교류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패스포트 프로그램이란 콘퍼런스에서 네트워킹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한 스탬프식 프로그램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과 각종 리스크도 양국 회계사들이 긴밀히 협조해야 할 영역으로 꼽힌다. 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회계사들도 관세 적용 등 단순한 회계·세무 업무에 국한되지 않은 보다 폭넓은 정보 습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한미 양국 간 회계사들의 정보 공유가 확장되고 부족한 부분이 채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미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회계사들에게 이번 행사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회장은 “과거에는 한인들이 LA와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출했지만 이제는 조지아와 텍사스·시애틀 등 굉장히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 있다”며 “한국 기업도 정보기술(IT)부터 각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회계사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 설립된 KASCPA는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공인회계사들을 아우르는 협회로 가입 회원이 400여 명에 달한다. 각 주에서 번갈아 협회 임원 업무를 맡고 있으며 올해는 임원진이 LA 회원들로 꾸려진 상태다. 안 회장은 “이번 행사는 교육과 네트워크 확장뿐 아니라 한미 양국의 회계사들이 글로벌 세무 이슈에 함께 대응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한인 공인회계사 간 네트워킹 강화와 실무 지식 배양을 바탕으로 동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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