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두산밥캣, 원재료·환율 연동 모범 사례
정부, 벌점 경감·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2025 납품대금 연동 우수기업 포상식'을 열고 납품대금 연동제를 모범적으로 운영한 16개 기업을 포상했다. 기아와 두산밥캣코리아 등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부담을 협력사와 나누는 연동제를 적극 도입해 상생 공급망 구축에 기여한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포상식을 열고, 납품대금 연동계약에 따른 대금 조정 실적이 우수하거나 연동제를 적극 홍보해 제도 확산을 이끈 16개사를 연동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표창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포상식은 지난 2023년 도입된 납품대금 연동제가 현장에서 정착하도록 양 부처가 공동으로 운영해 온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계약 이후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거나 내릴 때 그 변동분을 납품기업과 원사업자가 공정하게 나누도록 하는 제도로, 원가 급등 상황에서 협력사 부담을 줄이는 장치다. 중기부와 공정위는 연동제 운영 우수기업을 발굴해 포상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문화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연동 우수기업은 총 16개사로, ▲기아 ▲대동 ▲HD현대삼호 ▲LG이노텍 ▲이랜드월드 ▲SK인텔릭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10개사가 중기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아울러 ▲두산밥캣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에이치엘만도 ▲포스코퓨처엠 ▲삼성전기 ▲엘에스엠트론 등 6개사는 공정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같은 자리에서 공정거래 확립에 기여한 업무 유공자 7명도 중기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모범사례 발표회에서는 연동 우수기업 가운데 기아와 두산밥캣코리아가 대표 사례를 소개했다.
기아는 올 한 해 동안 173개 협력사와 823건의 연동 약정을 체결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대금을 총 3250억원 인상했다. 이 가운데 알루미늄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에 연동제를 적용해 546억원을 인상 지급하며 협력사의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준 것으로 평가됐다.
또 기아는 주요 원재료별 가격 조정 기준을 따로 마련하고 연동제를 반영한 계약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연동 약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1차 협력사에 그치지 않고 2차 협력사까지 연동제가 퍼질 수 있도록 연동제 시행 안내문 발송과 내부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공급망 전반에 연동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했다.

두산밥캣코리아는 약 100개 하도급 협력사 가운데 55개사를 대상으로 6만건이 넘는 하도급 거래 계약에 연동 약정을 체결해 환율 상승과 주요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협력사의 원가 부담을 분담했다.
계약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련 업무 담당자를 지정해 연동 약정 체결 현황과 대금 조정 요건 충족 여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도급 교육을 실시했다. 내년에는 하도급 연동제 이행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연동 우수기업들은 상생협력법상 벌점 2점 경감과 상생협력법과 하도급법에 따른 직권조사 최대 2년 면제,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가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받는다. 정부는 제도 준수 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도록 지원 수단을 계속 발굴할 방침이다.
이병권 중기부 2차관은 "납품대금 연동제는 올해처럼 고관세와 고환율로 공급망 충격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의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제도"라며 "납품대금 연동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원재료 가격 DB 구축 등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현행 실태조사와 직권조사 면제 외에 연동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제도를 잘 몰라서 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없도록 연동제 운영지침과 가이드북 배포 등 기업의 이해를 제고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제도를 준수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회피·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는 한편, 우수기업 지원방안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