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보험사 인수' 우리금융, 밸류업 계획 이행 가능?... "문제 없다" 의견 지배적

2025-01-14

우리금융, 지난해 밸류업 계획 발표... 올해 CET1 12.5% 달성 목표

일부서 "고환율 및 동양·ABL생명 인수에 CET1 비율 하락 불가피해" 전망 내놔

다만, "밸류업 계획 이행 지장 없을 것" 지배적... "우리금융 CET1 방어 성공할 것" 관측도 나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환율과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 탓에 밸류업 방안 이행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이 일부 예상되나, 밸류업 계획 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까지 CET1 비율 12.5%를 달성하는 한편, CET1 비율 12.5~13% 구간에서는 40%까지, 13% 초과 구간에서는 50%까지 총주주환원율을 각각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함에 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업 계획의 핵심인 CET1 비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이유에서다. CET1 비율은 자기자본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자본(보통주·이익잉여금 등)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통상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 비율은 약 1~3bp(1bp=0.01%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11.96%로 KB금융(13.85%), 하나금융(13.17%), 신한금융(13.13%) 등 타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환율이 급등하자 일각에서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유독 의심의 눈길을 보낸 배경이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자금을 집행할 경우 CET1 비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양·ABL생명 지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로, 총 인수가액은 1조5000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동양·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할 시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이 0.06%p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아직까지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이전과 비슷하게 가져가며 밸류업 계획을 무리 없이 이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지주 대부분이 고환율 탓에 CET1 비율 하락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금융은 비율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유가증권 매각 등으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을 지속해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본비율을 유지했을 것"이라며 "일부 은행의 CET1 비율이 필요 자본비율을 밑돈다 해도 주주환원 확대에 시간이 걸릴뿐 밸류업 계획 이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24년 4분기 은행 자본비율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24년 4분기 후 환율 변화가 자본 비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024년 4분기 원화대출이 2.4%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만큼 우리금융이 RWA 관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12%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CET1 비율이 예상됨에 따라 우리금융의 목표(올해 내 CET1 비율 12.5% 달성) 달성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며 "만약 이를 달성할 경우, 기대 가능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연간 2000~3000억원으로, 배당과 함께 주주환원 매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우리금융 관계자는 "환율과 보험사 인수 등으로 일시적으로 CET1 비율이 내려갈 수는 있어도 밸류업 계획 이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보험사를 인수하면 매분기 35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이 새롭게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역시 밸류업 계획 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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