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대 헌병사령관 장흥 자서전 출간
장남 장석위씨 “수백 페이지 회고록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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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분석한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사건 전모를 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의열단원으로 활동한 독립지사 장흥 장군(일명 기진)의 일생을 담은 ‘전격 교체된 대한민국 초대 헌병사령관, 장흥 자서전’(한울엠플러스)이 출간됐다.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임원이자 장 장군의 장남인 장석위씨는 지난 1월 부친의 활동과 생각을 담은 자서전을 한국에서 출간했다고 밝혔다.
1977년 한국 건국포장과 1990년 애국장을 수상한 장 장군은 1925년 의열단원 오세덕의 권유로 한국청년동맹회에 가입하여 항일투쟁을 전개했다. 이후 중국 황푸 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군에 입대해 복무했다. 그는 1935년 이후에는 중국군 헌병사령부 장교로 복무하면서 항일운동가의 신변보호와 재정지원에 헌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15 광복 후, 대한민국 초대 헌병 사령관을 지낸 그는 광복군 참모 겸 선무단장으로서 한인 교포를 조국으로 수송하고 치안을 유지했다. 동시에 일본군 무장을 해제시키는 등의 일련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귀국 후에는 대동청년단체에 가담해 훈련소장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1949년 백범 김구 암살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부친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던 그는 급히 상경해 김구 암살범 안두희를 수사하려 했지만, 그가 김구와 가까운 사이인 점을 꺼린 이승만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사흘 만에 경질되었고 전봉덕 헌병부사령관이 후임 헌병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장석위씨는 “부친이 남긴 수백여 페이지의 필사본 회고록 원문을 근거로 자서전을 완성했다”며 “백범의 암살 배후에는 소위 ‘88구락부’와 신성모 전 국방장관이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부친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장 장군은 자서전에서 김구 선생 암살 실행 세력으로 ‘친일파 집합단체’인 한민당을 지목하며 “백범 선생을 원수같이 지적하고 기회가 있는 대로 정계에서 몰락시키려했다”며 “이승만 정권 내에 각 요직을 점유하려는 음모하에 안두희를 교사해 이런 비극을 조작해 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한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장 장군의 자서전이 구겨진 역사를 펴는 작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책은 한국과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