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림, 대림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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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부위가 벌어진 환자로부터 가끔 “녹는 실로 꿰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이다.
봉합하는 목적은 벌어진 부위를 서로 붙여서 고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다음 피부 접합이 잘 된 상태라면 실이 필요 없게 되므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처를 봉합하는 실이 봉합사이다. 봉합사는 녹는 실과 녹지 않는 실, 두 종류가 있으며, 주로 피부를 봉합하는 데는 녹지 않는 실을 사용하고 내부 장기 수술에는 녹는 실을 사용한다.
‘녹는 실’은 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이 실은 보통 이물작용이 없이 자연 흡수된다. 피부 안쪽의 진피, 근막 같은 깊은 구조를 봉합할 때 적합하다.
이러한 흡수성 봉합사를 피부에 사용하면 공기접촉으로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봉합사는 보기에도 흉하고, 이 부위에서 염증과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피부 봉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조직 봉합에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녹지 않는 실’은 비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제거할 수 있는 부위 즉, ‘신체 가장 바깥쪽 층’을 닫을 때 주로 사용한다.
비흡수성 봉합사를 피부 안쪽에 사용하면, 상처가 회복된 후에도 실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감염의 원인이 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필요시 피부 안쪽이라도 영구적 지지가 필요한 힘줄이나 혈관 봉합 등에 사용할 수도 있다.
피부 봉합 후 실밥을 제거하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눈꺼풀은 2~3일, 얼굴과 목은 4~5일, 두피와 앞가슴은 7~10일, 몸통은 10~14일, 활동이 많은 사지 부위는 10~21일, 관절은 14일이다. 피부가 얇은 곳은 빨리 제거하고, 두껍거나 움직이는 곳은 더 오래 둔다고 보면 된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도 달라 ‘피부 상태’를 보고 실밥제거 시기를 며칠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이를 보면 예쁘게 봉합하는 것 만큼이나 봉합 후 ‘상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앞서 소개한 환자처럼 만일 상처가 벌어졌다면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보통 외래로 방문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밥 제거 후 곧 벌어져버리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데, 실밥 제거 직후 피부 강도는 정상의 고작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실밥 제거 후 약 4주가 지나면 봉합 부위는 급격하게 견고해지고, 석 달이 지나서야 강도가 정상의 약 70~80% 정도까지 회복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