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는 실? 안 녹는 실?

2025-02-09

성대림, 대림외과의원 원장

상처 부위가 벌어진 환자로부터 가끔 “녹는 실로 꿰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이다.

봉합하는 목적은 벌어진 부위를 서로 붙여서 고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다음 피부 접합이 잘 된 상태라면 실이 필요 없게 되므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처를 봉합하는 실이 봉합사이다. 봉합사는 녹는 실과 녹지 않는 실, 두 종류가 있으며, 주로 피부를 봉합하는 데는 녹지 않는 실을 사용하고 내부 장기 수술에는 녹는 실을 사용한다.

‘녹는 실’은 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이 실은 보통 이물작용이 없이 자연 흡수된다. 피부 안쪽의 진피, 근막 같은 깊은 구조를 봉합할 때 적합하다.

이러한 흡수성 봉합사를 피부에 사용하면 공기접촉으로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봉합사는 보기에도 흉하고, 이 부위에서 염증과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피부 봉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조직 봉합에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녹지 않는 실’은 비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제거할 수 있는 부위 즉, ‘신체 가장 바깥쪽 층’을 닫을 때 주로 사용한다.

비흡수성 봉합사를 피부 안쪽에 사용하면, 상처가 회복된 후에도 실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감염의 원인이 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필요시 피부 안쪽이라도 영구적 지지가 필요한 힘줄이나 혈관 봉합 등에 사용할 수도 있다.

피부 봉합 후 실밥을 제거하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눈꺼풀은 2~3일, 얼굴과 목은 4~5일, 두피와 앞가슴은 7~10일, 몸통은 10~14일, 활동이 많은 사지 부위는 10~21일, 관절은 14일이다. 피부가 얇은 곳은 빨리 제거하고, 두껍거나 움직이는 곳은 더 오래 둔다고 보면 된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도 달라 ‘피부 상태’를 보고 실밥제거 시기를 며칠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이를 보면 예쁘게 봉합하는 것 만큼이나 봉합 후 ‘상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앞서 소개한 환자처럼 만일 상처가 벌어졌다면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보통 외래로 방문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밥 제거 후 곧 벌어져버리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데, 실밥 제거 직후 피부 강도는 정상의 고작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실밥 제거 후 약 4주가 지나면 봉합 부위는 급격하게 견고해지고, 석 달이 지나서야 강도가 정상의 약 70~80% 정도까지 회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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