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본격적인 위성통신 시대가 시작될 전망이다. 선도국인 미국에서는 기존 ‘스타링크’를 뛰어넘는 차세대 서비스가 상용화했고 후발주자인 한국 역시 조만간 스타링크 출시가 임박하는 등 위성통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동통신사 티모바일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위성통신 서비스 ‘다이렉트투셀(D2C)’을 9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지역에 도입하며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기존 스타링크가 여전히 인공위성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지상 안테나)라는 인프라에 의존하는 반면 다이렉트투셀은 위성과 스마트폰이 직접 연결되는 한층 진일보한 기술이다. 스페이스X가 티모바일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손잡고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온 가운데 산불 대응을 계기로 상용화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티모바일은 지난달 베타테스터 모집을 시작으로 올해 상용화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에 맞춰 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도 글로벌 진출에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 주요 외신들을 통해 이탈리아 정부와 스페이스X 간 관련 논의 가능성이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각자 자체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달 스타링크에 대항한 ‘궈왕’ 위성을 첫 발사했다. 2035년까지 1만 3000기 위성망 구축이 목표다. 대학에서는 미국 스타링크 위성을 표적삼아 추적하는 기술이 개발되기도 하며 위성통신 인프라가 양국 기술패권 경쟁의 전략자산으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EU도 ‘아이리스2’라는 자체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한국은 2030년 자체 위성 2기를 발사할 계획으로 이를 위한 32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올해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또 2분기 스타링크 출시도 예정됐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기내 와이파이를 구축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상품이 준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통신은 단순 서비스를 넘어 6세대 이동통신(6G) 구현을 위해 자체 확보가 필요한 비지상망(NTN) 기술로도 평가된다. 6G는 5G보다 주파수가 높고 그만큼 전송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지상기지국을 더 촘촘히 지어야 하는데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 위성을 통해 공중에서 이뤄지는 NTN이라는 대안이 점차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6G에 앞서 이미 비교적 고주파 대역으로 분류되는 28GHz 5G 역시 통신 3사가 사업성 문제로 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심병효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위성통신은 지상을 넘어 3차원상에서 효율적 통신을 가능케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