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위한 토스의 새 전략 ‘앱인토스’

2025-03-10

하루 9번. 한달 240번. 이렇게 한달간 총 두 시간.

토스를 쓰는 평균 사용 횟수와 시간이다. 소셜미디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 플랫폼 사용 시간과 비교하면 적어 보이겠지만, 금융 앱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주로 송금, 결제, 카드내역 확인 등이 주기능인 금융 앱을 하루에 9번, 한달에 240번 들여다볼 일이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많은 금융사에서 만들고 싶은 수치를,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여러 금융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앱’이라는 전략 하에 만들어냈다.

토스는 출범 1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슈퍼앱 전략을 시행한다. 종합 금융 앱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에 관여하는 일상 슈퍼앱으로의 탈바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토스는 스타트업과 제휴해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토스는 해당 슈퍼앱 신사업을 ‘앱인토스(App in toss)’라고 명명했다. 앱인토스는 이름처럼 토스 앱에 여러 제휴사 서비스를 연동하는 내용이다.

토스는 이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직 구성에 나섰다. 10일 토스에 따르면, 토스는 해당 팀 채용공고를 올리고 지원자 모집을 하고 있다. 채용인력은 프론트 개발자, 서버 개발자, 안드로이드 iOS 개발자다. 다만, 채용 규모나 팀 세팅 목표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능한 빠르게 인력을 모집해 팀을 꾸리고 신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슈퍼앱, 10년 전과 다른 점

토스가 말하는 슈퍼앱의 방향성은 10년 전과 다르다. 토스가 한창 무료 송금 앱으로 이름을 알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증권, 전자지급결제대행(PG) 등 다양한 금융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던 당시 토스에게 슈퍼앱은 ‘종합 금융’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을 표방했다. 그 결과 지금의 토스는 은행, 증권, 결제, 보험, 세무 등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대표 금융 서비스를 모두 하고 있다.

토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기로 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사용자 일상 전반에 스며들기로 했다. 토스 앱의 주요 탭에 ‘송금’이 없어지고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혜택’과 각종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토스쇼핑’이 자리 잡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앱에 더 자주 찾게 하고, 궁극적으로 이렇게 유입된 사용자에게 각종 금융 서비스를 추천하고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토스에게 비금융은 본질인 금융의 수익화를 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그러나 토스가 비금융 서비스를 직접 진출하기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가장 큰 리스크는 토스가 카카오처럼 커진 영향력을 앞세워 문어발식 사업을 한다는 비판이다. 앞서 토스는 토스쇼핑, 세무 서비스 등 신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기존 사업을 하던 스타트업과 관련 이익단체, 그리고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토스가 빅테크 반열에 오른 이상 스타트업 상생은 꼭 살펴야 하는 사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제휴’는 토스에게 좋은 좋은 전략이다. 토스는 각 분야에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과 제휴해 관련 서비스를 앱에서 제공할 수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스가 직접 (비금융 서비스에) 진출하거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꿈꾸고 있지 않다”며 “함께하는 파트너사, 스타트업 서비스를 연결해 일상 슈퍼앱으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스가 비금융 서비스에 간접 진출을 함으로써 스타트업 상생이라는 대외적 이미지를 얻는 동시에 시간, 비용, 인력 등의 리소스를 아낄 수 있다. 또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해당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를 토스로 유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토스는 제휴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까. 토스는 제휴 스타트업에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할 계획이다. 토스가 자체 구축한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DEUS’,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돕는 실험 분석 플랫폼 ‘TUBA’, 그래픽 디자인을 만드는 생성형AI 기반의 자동생성 SW ‘TOSST’ 등 20여개 이상의 SDK 등 20여개 이상의 SDK를 제휴 스타트업이 무료로 쓸 수 있도록 개방한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어떻게 보면 토스가 10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기능, 기술, 도구, 인프라, 트래픽 등을 외부에 전면적으로 공개해 원하는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좋은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더 빨리 전달되고 이를 통해 토스가 슈퍼 앱으로 진화하도록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토스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제휴사를 확보할 수 있다. 토스는 향후 5년간 스타트업에 1조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토스가 한국모태펀드, 인포뱅크, 더블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코리아IB 초격차 펀드’를 통해 약 191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것도 이 일환이다. 스타트업 투자 전략에는 펀드 외에도 SDK 제공, 투자, 대출, 마케팅 지원 등의 방안이 있다.

토스는 앱인토스 전략을 연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건 대표는 스타트업에 SDK를 개방하는 시기에 대해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라고 밝힌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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