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선 렐루게임즈 프로듀서(PD), NDC25 AI 발표 나서
‘언커버 더 스모킹건’ 총괄 경험 전해
게임 내 NPC(비플레이어 캐릭터) 간 대화에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하면 API 호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실제 개발 경험담이 공유됐다.
AI 게임 개발로 유명한 렐루게임즈에서 ‘언커버 더 스모킹건’을 총괄한 한규선 PD<사진>의 25일 NDC 발표에 따르면 API 비용은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그는 비용 걱정 말고 빠르게 AI 게임에 뛰어들 것을 조언했다.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언커버 더 스모킹 건 API 사용 비용은 최초 개발할 때는 (GPT) 4.0이 나왔을 시점이었는데 한 번 (대화) 세션을 하는데 4000원 정도가 들더라고요. 그 당시에 비쌌을 시점이다 보니까 그 세션이 한 번에 대화를 좀 길게 했을 때 4000원이 들게 되는데 당연히 시장성이 없죠. 당시 3.5로 하게 되면 거의 100원 단위로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러나 API 비용이 100원 단위로 떨어지더라도 다수의 이용자가 대화를 길게 이어갈 경우 역시 시장성이 떨어지게 된다. 한 PD는 게임 출시를 결정한 이유로 비용 부담보다는 시장 선점을 중요하게 봤다.
“당시 ‘리스크 테이킹하고 갑시다’라고 했죠. 플레이어 분포상 되게 많은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적게 있을 테고, 일반 플레이어들은 우리가 예상한 범위 안에서 대화를 할 거라고 예상했고 설령 손실이 있더라도 세상에 빨리 나와서 제일 먼저 방점을 찍는 게 좋겠다라고 제가 의견을 드렸습니다. 당시 CTO님께서 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30억이 꽤 많은 돈이긴하나 30억 써도 되니까 가자 이렇게 얘기하셨거든요. 그런데 (API 비용으로) 아직 30억을 못 썼어요. 여러분 그래서 (게임을) 많이 괴롭혀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나중에는 API 비용이 계속 낮아졌어요. 그래서 GPT4 미니까지 나왔을 때는 이제 전기세 정도 수준으로 거의 떨어졌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만들 때 비용을 되게 걱정 많이 하시는데 비용 걱정을 하다 보면 제대로 된 게임을 늦게 개발할 것 같아요.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비용이 떨어지는 속도도 빠르고 더 좋은 모델들도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빠르고 좋은 모델 그리고 요즘에 오픈 소스도 있으니까요.”
또한 한 PD는 기업들이 AI 게임 개발을 고민했을 때, 오답을 정답인양 말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우려하는 점을 짚었다. 렐루게임즈는 할루시네이션을 게임 내 사건과 관련 없이 NPC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징으로 보고 접근했다.

“할루시네이션을 이용하면 사건과 관련 없는 정보를 자유롭게 대화 나눌 수 있게 하는 그런 특징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사례를 한번 볼 텐데요. 침착맨이 했던 (언커버 더 스모킹건) 플레이<사진 참조>를 가져왔습니다.”
“침착맨이 로봇에게 물어봅니다. 로봇의 제1원칙 인간에게 무조건 존댓말한다 했더니 로봇이 재밌네 그런 규칙을 세운 적이 없는데 대답했고 침착맨이 조금 긁히셨나 봅니다. 그래서 불량품이네 이렇게 대답을 했더니 로봇이 너도 별로 안 다르네라고 한 번 더 받아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로봇의 제1 원칙이 뭔지 심어놓은 적은 없고 아마 LLM이 가지고 있는 지성에 그 내용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이 대화들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는 것들은 그런 사건과 관련 없는 정보이나 할루시네이션을 이용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추리 게임이라면 대화를 하면 할수록 할루시네이션이 반복돼 미궁에 빠져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이용자가 NPC에 던지는 질문을 평가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플레이어가 질문을 하게 되면 질문과 동시에 여러 개의 랭귀지 모델이 동시에 작동하게 됩니다. 하나는 대답을 생성하고요. 적절한 대답을 생성하고 다른 하나는 플레이어의 질문을 평가합니다. 플레이어의 질문이 과연 사건과 관계가 높은지 아니면 핵심 정보인지 중요한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플레이어의 질문을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태그를 걸어주게 되는데요. 이 질문은 확인 정보라는 태그를 달아서 정해진 내용과 같이 주게 됩니다. 태그 정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내가 방금 중요한 정보를 얻었고 이 정보를 통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행위를 반복하게 되면 로봇이 자백까지 할 수 있는 그런 게임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한 PD는 렐루게임즈가 올해 출시 예정인 ‘미메시스(MIMESIS)’와 ‘스케빈저 톰(Scavenger T.O.M)’을 소개했다. 이 중 미메시스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된 데모’ 4위 부문에 오르는 쾌거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핫겜BN] 누가 ‘미메시스’일까…렐루게임즈의 참신한 시도>
“스케빈저 톰 소개 관련) 플레이어가 지하 벙커에서 눈을 떴는데 손에 컨트롤러 하나가 있습니다. 탐사로봇 톰의 컨트롤러인데요. 이를 통해서 오염된 지상을 탐험하며 자원을 수집하고 다양한 도구를 제작해서 생존하는 크래프팅 생존 탐사 게임입니다.”
“톰이 탐사하면서 스틸 컷(사진)을 보내주게 되는데 플레이어가 이 스틸 컷을 보면서 어떤 것을 수집할지 어디로 가야 될지 의사 결정을 하면서 아이템 제작 재료들을 모으게 됩니다. 이 이미지들은 생성형 AI를 사용하고요. 예기치 못한 이미지들을 생성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무한으로 탐험하는 경험을 줍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