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궐련형' 시장점유율 주춤... '액상형' 돌파구 될까

2024-10-11

2022년 11.7%에서 올 상반기 10.4%로 감소

'릴', '아이코스' 등 경쟁 제품 점유율은 상승세

오는 11월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예정

합성니코틴 '규제 사각지대' 비판 목소리 나와

BAT로스만스가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인 '글로'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액상형 전자담배 발굴에 나선 것이다. 다만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화학물질로 만들어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BAT의 새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BAT로스만스의 모기업인 BAT그룹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한국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의 점유율(스틱 기준)이 10.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 '글로'는 국내 권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위 브랜드다.

'글로'의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 시기인 2020년 6% 수준에서 2022년 11.7%까지 증가하며 3년새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당시 BAT로스만스는 글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자담배 디바이스를 최대 90% 할이하는 등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글로의 성장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0%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떨어진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10%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BAT로스만스는 지난 5월 신규 디바이스인 '글로 하이퍼 프로'를 선보이고, 판매처를 전국 편의점으로 확장했으며 할인 행사까지 펼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BAT로스만스의 궐련형 전자담배가 고전하고 있는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국내 1, 2위인 '릴', '아이코스' 등 경쟁 제품의 점유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KT&G의 '릴'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45.8%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45.7%에서 소폭 증가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의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은 45% 가량으로 추정된다.

BAT로스만스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활로를 찾고 있다. BAT는 지난해 7월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뷰즈'를 선보였고, 출시 반년 만에 100만대가 팔리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담배 업계 빅3 업체 중 액상형 전자담배를 내놓은 곳은 BAT로스만스가 유일하다.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초 전국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업그레이드된 신제품 '뷰즈 고 2세대'를 선보였다.

여기에 최근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BAT로스만스는 이르면 오는 11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뷰즈'의 경우 천연 니코틴을 사용한 반면 검토 중인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제품의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기존 담배 대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BAT그룹이 합성니코틴 담배를 출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합성니코틴 담배는 담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인정된다. 따라서 합성니코틴 담배는 일반 담배와 달리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고 미성년자에게 판매해도 특별한 처벌 규정은 없다. 세금이나 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닌 덕분에 일반 담배나 전자담배보다 더 저렴하게 팔 수도 있다.

BAT로스만스가 규제 사각지대 비판에도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를 강행하는 이유는 전자담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5건 발의된 상태이지만, 담배사업법 개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BAT는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AT는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관련 법안을 통해 공정한 시장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입장문을 통해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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