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11일(현지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의 사기 혐의 사건 선고를 시작하면서 “많은 이유로 인해 이번 사건은 매우 도전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징역 15년형을 선고한다”라는 주문의 결정 배경을 설명하는 데 1시간 넘는 시간을 썼다. 권씨 사건에 대해 “규모 면에서 보기 드문 희대의 사기 사건”이라고 평가한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 사건을 맡은 초기부터 심리 중 “이례적” “내 재판 경력상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자주 말했다.
이날 현지시간 오전 11시 권씨는 미결수임을 나타내는 노란색 수의를 입고 양손엔 수갑, 몸에는 포승줄이 묶인 채 호송인 2명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사연이 소개된 피해자 중 개인적으로 아는 피해자도 있었다면서 “모든 이야기는 참혹했고 내가 초래한 큰 손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해 다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라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나를 향한 비난은 모두 내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가 테라가 달러화와 가치가 고정되도록 하는 ‘테라 프로토콜’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2년 5월 테라·루나가 무너졌을 때조차 투자자들에게 “시장 변동을 버티라”라고 말하며 진실을 덮으면서 피해를 확대했다며 그를 믿었던 피해자일수록 피해가 컸다고 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테라 투자자들은 카리스마적인 리더로서 당신을 믿었는데, 당신은 이런 극단적인 신뢰를 남용한 것”이라고 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를 향해 격려의 말도 했다. 그는 권씨가 “모든 비난은 내가 지고 가겠다‘라고 말하며 책임감을 인정한 점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또한 권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들이 일관되게 권씨를 관대하고 똑똑하며 영감과 비전을 주는 인물로 기술한 것이 양형 판단에 있어 참작 사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 아내 이모씨의 탄원서가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하며 “그 편지는 정말로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며 “당신은 그녀에게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권씨에게 15년 형을 선고한다는 주문을 읽은 뒤 권씨의 범죄 행위에도 불구하고 그가 매우 똑똑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면서 “이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아직 젊다. 희망을 잃지 말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씨는 이에 “감사합니다, 재판장님”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