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대구 동성로 사옥에 SBI저축은행 대구지점이 입점한다. 이번 지점 이전을 시작으로 계열사 시너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포항지점과 대구지점을 통합해 교보생명 대구 동성로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기존에 SBI저축은행 대구지점은 달구벌대로에 위치해 있었으며 통합·이전되는 대구지점(국채보상로)은 오는 27일 오픈 예정이다.
이번 이전은 지난 4월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발표한 이후 추진되는 첫 공동 사업이다. SBI저축은행 입장에선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을 축소하고, 교보생명은 부수적 수익을 확보하는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올해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내년 10월까지 총 9000억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SBI저축은행 주식 50%+1주를 획득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사옥으로 들이면서,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교보·한화생명)로 여겨지는 대형사 교보생명과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 간 시너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보험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겐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등 금융솔루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예컨대 SBI저축은행 지점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를 통해 교보생명 보험상품을 소개하거나, 교보생명에서 대출 심사가 거절된 고객에게 SBI저축은행 금융상품을 연계하는 등 방식으로 고객과 접점을 넓힐 수 있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가 예고되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앱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 보유 회원수는 각각 약 230만명과 140만명으로 총 370만명에 달하는 고객군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 고객층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양사 강점을 결합해 대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과 연계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업계는 교보생명이 내년까지 SBI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함과 동시에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한다.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로 총자산 150조원 이상 대어급 IPO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SBI저축은행 단계적 인수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SBI저축은행과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보험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