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세계 최대 금융 정보 제공 기업 블룸버그에 시장 데이터를 제공한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최근 블룸버그와 시장 데이터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2월까지로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1년씩 자동 갱신되는 구조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블룸버그와 접촉하며 계약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약 체결로 넥스트레이드의 호가·체결 정보와 같은 시장 데이터는 이날 오전 8시(한국 시각)부터 블룸버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120여 개국에 실시간으로 송출 중이다. 넥스트레이드의 글로벌 티커명은 블룸버그 단말기에서 ‘KT’로 표기된다.
1981년 설립된 블룸버그는 2만 600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자본 시장 선도 기업이다. 일명 ‘블대리’라 불리는 블룸버그터미널과 ‘블룸버그 실시간 시장 데이터 전송망(B-PIPE)’ 등을 통해 35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체결로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자금 유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대체거래소와 같은 소규모 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성 부족은 해외 투자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주요 장벽 중 하나로 꼽혀왔다”면서 “이번 시장 데이터 사업 개시는 상당한 글로벌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블룸버그를 통해 넥스트레이드 시장 거래에 참여해 한국 자본시장 저변을 확대해주길 바란다”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 계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넥스트레이드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금융 업계에서도 고가의 금융 정보 단말기로 분류된다. ‘블대리’라 불리는 것도 연간 사용료가 국내 금융 회사 대리급 직원 연봉에 필적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올 3월 출범 이후 국내 증시 호조 속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올 2분기 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15%를 넘는 ‘15%룰’ 위반으로 지난달 22일부터 66개 종목의 거래가 중지돼 수수료 수익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