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된다" 거품론 일축한 거물들, 미·중 경쟁 승부처 지목한 '이것'

2025-10-12

추석 연휴 기간 인공지능(AI)·반도체 업계에는 대형 뉴스가 쉼 없이 쏟아졌다. 오픈AI가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 2위 AI 반도체 회사 AMD와도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을 맺었고, 인텔은 TSMC·삼성전자보다 먼저 2나노(㎚·10억분의 1m)급 첨단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발표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은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종가 기준).

뉴스와 함께 논쟁이 익어간다. AI 거품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전망, 미·중 기술 경쟁의 향방 등에 대해서다. 거물들의 견해는 어떨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조 차이 알리바바 회장,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 등의 최근 발언을 분석해 봤다.

① AI, 돈 되나

젠슨 황 CEO는 8일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AMD의 잇따른 오픈AI 투자에 대해 “오픈AI는 역대 가장 수익성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면서 “AI 인프라는 전기·인터넷같이 이 세상에 영구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AI 거품론’을 일축한 거다.

같은 날 샘 올트먼 CEO는 실리콘밸리 투자사 a16z 유튜브에 출연해 “앞으로 영상 AI ‘소라(Sora)’에는 ‘생성당 과금’이 필요하다”라며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② HBM, 계속 잘 나가나

올트먼 CEO는 “오픈AI는 ‘연구, 인프라, 소비자 상품’의 3대 영역을 수직 통합하는 방향으로 간다“라고도 밝혔다. AI 모델 개발과 챗GPT 서비스 사업에 머물지 않고, 자체 AI 칩과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인프라까지 모두 갖추겠다고 선언한 거다.

이는 HBM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기업가치 10조원)의 조나단 로스 CEO는 지난달 29일 20VC 유튜브에 출연해 “지금은 엔비디아가 대부분의 HBM을 구매하며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오픈AI·앤쓰로픽이 자체 AI칩 개발에 나선 만큼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는 HBM 고객을 늘리고 가격 협상력을 높일 기회라는 해석이다. 오픈AI가 지난 1일 두 회사와 AI 메모리 공급 의향서를 체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로스 CEO는 “메모리사들이 HBM 공급을 늘리려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수요 예측이 어려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라고 봤다.

③ 전력 공급, 가능한가

AI 회의론의 한 축은 전력 문제다. 대규모 AI 인프라를 가동할 에너지가 있느냐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은 “미국 내 전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적절한 장소에 전력이 없는 게 문제이므로,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올트먼 CEO는 “장기적으로 ‘태양광+저장장치(ESS)’와 ‘원자력’이 양대 지배적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며 “서방 세계가 장기간 원전을 규제한 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규제를 풀어 압도적으로 저렴해지면, 원자력이 정치적 저항 없이 빠르게 보급될 수 있다”고 봤다.

④ 미·중 경쟁, 승부처는 어디인가

조 차이 알리바바 회장은 “AI 경쟁의 승리는 ‘기술의 빠른 채택과 확산’에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AI를 사업에 적용하는 비율이 지난해 8%에서 올해 50%로 급등했는데, 미국은 AI의 도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라고 했다. 8일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암호화폐 책임자 등과 함께 참석한 ‘올인 서밋’ 대담에서다.

차이 회장의 발언은 오픈소스 및 소형 AI 모델을 소비자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건 중국이 미국보다 월등히 앞섰다는 진단이다. 그는 “알리바바의 엔지니어링 코드 중 30%는 이미 AI가 작성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한 중국 당국이 2030년까지 AI 비서와 기기를 중국 전체의 90%까지 보급하기로 한 ‘AI 플러스’ 정책도 언급했다.

동시에 그는 중국의 청년 실업률(16~24세)이 18%에 달하고 지난 4~5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도입이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중국 사회에 깔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한편 슈밋 전 회장은 “4000달러짜리 드론이 3000만 달러짜리 탱크를 파괴하는 게 현실이 될 것”이라며 미·중 AI 경쟁이 국방력으로 이어질 거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6일 근무)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재택근무를 버리고 사무실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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