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금융자산 18.4조원···은행·저축은행 환급률 저조

2025-09-02

금융권에 남아 있는 숨은 금융자산이 18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9월 중 업계와 공동 캠페인을 벌여 환급률을 높이고, 소비자가 보다 쉽게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숨은 금융자산은 2025년 6월 말 기준 총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 15조9000억원에서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항목별로는 장기 미거래 금융자산이 1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휴면금융자산은 1조4000억원, 미사용 카드포인트는 2조9000억원이었다.

숨은 금융자산은 금융소비자가 장기간 잊고 찾아가지 않은 금융자산을 말한다. 휴면금융자산은 법규상 소멸시효(5년)가 완성된 예·적금 등을 뜻하고, 장기 미거래 금융자산은 3년 이상 거래가 발생하지 않은 예·적금이다. 여기에 고객이 사용하지 않고 남겨둔 카드포인트도 포함된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금융회사 70곳의 휴면금융자산 환급률(계좌수 기준)은 평균 28.9%로 나타났다. 업권별로는 카드사가 78.7%로 가장 높았고, 손해보험사 44.1%, 생명보험사 39.4%, 증권사 20.9% 순이었다. 은행은 8.1%, 저축은행은 4.3%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업권별 특성이 환급률 격차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장기간 적체된 휴면계좌가 많아 고객과의 접촉이 원활하지 않고, 계좌당 금액도 크지 않아 소비자의 환급 의지가 낮다. 반면 보험은 계좌당 금액이 큰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환급을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 카드사의 경우 소비활동과 직접 연동돼 있어 포인트 사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업권 내에서도 회사별 환급률 편차는 컸다. 은행 가운데서는 광주은행(26.2%), 카카오뱅크(15.4%), 국민은행(15.1%)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신한은행은 1.8%, SC제일은행은 0.3%에 불과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하나증권(29.7%), 대신증권(29.6%), 한국투자증권(24.6%)이 상위권에 들었고, 토스증권은 3.2%에 머물렀다.

보험업권에서는 동양생명(54.2%), 라이나생명(52.9%), AIA생명(50.9%)이 50%를 넘겼고,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카드(84.4%), KB국민카드(83.9%), 우리카드(82.4%)가 상위권이었다. 저축은행의 경우 SBI저축은행이 11.3%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다수의 업체는 5%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동일 업권 내에서도 회사별로 환급률 차이가 큰 것은 관리 노력과 인프라 수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영업점별 환급목표를 설정하고 실적을 관리하거나 자체 캠페인을 벌여 적극적으로 환급을 추진하는 금융회사는 환급률이 높았던 반면, 일부 금융회사는 회사 차원의 관리노력이 미흡하고 비대면 환급신청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아 환급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숨은 금융자산 환급률은 금융회사의 노력과 인프라 구축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우수사례를 업계와 공유해 환급 체계를 보완하고, 미흡한 금융사에 대해서는 관리 강화를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중 금융권과 함께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환급 실적을 공개해 금융사들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보다 손쉽게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금융회사의 환급률을 높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캠페인과 더불어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숨은 금융자산 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다. 간담회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업계와 공유하고, 환급 편의성이 낮은 금융회사에는 제도와 인프라 정비를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비대면 환급 신청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금융사에 대해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이후 캠페인을 통해 총 4조9000억원의 숨은 금융자산을 돌려줬고 올해 캠페인을 통해 이 규모를 더욱 늘린다는 목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숨은 금융자산이 보다 많이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환급률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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