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종대형 먼허 없어도 교육부터 취업까지 지원
고질적 마을버스 운전자부족 해결할 것으로 기대
무급연수기간 중 생계비도 별도 지원하기로

서울시가 북한이탈주민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질적인 채용난에 시달리는 마을버스 운전자 수급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북한이탈주민의 경제적 어려움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에는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의 약 20%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연계지원을 이달 14일부터 11월까지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인원은 북한이탈주민 20명이며, 희망인원이 많을 경우 추가지원도 가능하다.
시는 지난해 11월 외국인을 마을버스 운전사로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고용노동부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비전문 취업비자(E-9)는 제조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비자인데, 버스기사는 전문 직종에 해당한다는 것이 반대사유였다.
고질적인 마을버스 운전자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방안이 반대에 부딪히자 비자문제가 없는 북한이탈주민을 마을버스 운전자로 고용하는 방안을 새롭게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마을버스는 운전자 고령화와 더불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운수업계 외국인 인력 도입 방안’ 보고서에서 따르면 서울의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2019년 3496명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난해 2815명까지 급감했다.
이번 사업은 마을버스 운전자 양성교육 및 연수완료를 조건으로 채용선발이 먼저 이뤄지는 과정으로, 1종 대형면허 등 자격취득부터 교육, 연수, 정규직 취업까지 전 과정을 서울시가 지원한다.
시는 취업과정을 돕기 위해 대형면허 소지자는 1인당 150만원, 미소지자는 면허취득비용을 포함해 250만원 상당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을버스 운전사가 되기 위해서는 제1종 대형운전면허 및 버스운전자격을 취득한 뒤 1년 이상 운전경력을 갖고 있거나 대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서울시는 대형면허 등 자격취득 지원금 최대 100만원에 양성교육 기간(5일) 훈련금 10만원, 채용 후 무급으로 진행되는 연수기간 동안 단기 생계지원금 최대 118만원을 모두 부담한다.
시는 또 북한이탈주민의 조직생활 적응과 근속을 돕기 위해 선임기사를 멘토로 지정해 멘토링 지원금을 월 1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이탈주민을 채용하는 마을버스 운수회사는 남북하나재단으로부터 최대 4개월간 월 85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도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의 양성교육을 수료한 경우 별도의 연수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동률 서울시 행정국장은 “이번 서울시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연계 지원이 북한이탈주민 구직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원하는 동시에 마을버스 업계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상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