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민 신임 대표, 건축사업본부장 역임 등 현장·주택 전문가
'현장 중심 리더십' 기조 변화 예상…"브랜드 파워 강화해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포스코이앤씨가 새 사령탑으로 ‘주택통’ 정희민 대표를 낙점했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건설업 본업에 집중함과 동시에 주택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선임했다.
정희민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포스코이앤씨 건축사업본부 사업기획실장을 시작으로 2020년 건축사업실장, 2021년 건축사업본부장을 지낸 현장·주택 전문가다.
이로써 지난해 2월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포스코이앤씨 대표로 부임했던 전중선 사장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전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재무통이 가고 주택통이 수장으로 앉으면서 포스코이앤씨의 리더십과 기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건축을 전공하셨고 현장소장부터 시작해 단장, 실장까지 경험했던 분이다 보니 현장에 대한 마인드가 강하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현장 위주로 스탠스를 변화하는 등 건설사로서 이상적인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 또한 신년사를 통해 현장 등을 중점으로 한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최근 저희는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공사원가의 급등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으로 인해 저희 회사는 물론 건설업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저희는 긍정과 기회의 싹을 틔워야 한다”며 “지난해 창사 30주년을 맞은 저희에게 올해는 앞으로의 30년, 더 나아가 100년 이상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어가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먼저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안전과 품질은 회사의 모든 가치에 최우선이어야 한다”며 “경영자와 직책자는 발로 뛰는 안전활동을 강화하고 불안전한 행동에 대한 페널티 적용과 반복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집중 공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존에 추진 중인 핵심지역 전입 스텝업 전략을 완성해나가야 하며 리모델링 사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며 “수익구조 혁신을 위해 자체·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고수익 사업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서울 핵심지역 수주 확대’를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론칭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기반으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서울 핵심지역까지 공략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었다.
올해 주택통인 정희민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이 같은 전략을 극대화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플랜트 사업구조 혁신 및 미래 신사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철강 및 이차전지 수주 축소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며 “화공사업의 다변화와 가스발전사업의 발굴 등을 통해 성장과 혁신을 모색하고 저탄소철강과 i-SMR 기술 확보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에게 ‘역발산기개세’의 의지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역발산기개세는 ‘힘은 산을 뽑을 만큼 매우 세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큼 웅대함’을 뜻한다.
정 대표는 “남을 탓하는 태도, 계획을 지키지 못해도 괜찮다는 무사안일, 부서 이기주의와 관료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저희 회사도 생존하기 어렵다”며 “험한 비바람이 몰려와도 저를 비롯한 임원들이 똘똘 뭉쳐 단단한 방파제가 되고 전 직원들이 뒤를 받쳐준다면 풍랑을 견디고 극복할뿐 아니라 넓은 대양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