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수포자' 어쩌나…중학생 3명 중 1명 60점 미만

2024-10-13

올해 1학기 중학생 3명 중 1명은 내신 수학 시험에서 60점을 넘지 못해 최하 등급(E)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등급 학생 비율이 50%를 넘는 학교도 10곳 중 1곳 꼴로 집계됐다.

13일 종로학원은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중학교 3277개교의 1학기 내신 시험 성적을 분석했다. 각 학교는 매년 9월말 학교알리미를 통해 내신 평균점수와 성취도별(A~E등급) 분포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중학교 시험 성적은 90점 이상 A, 80점 이상 B, 70점 이상 C, 60점 이상 D, 60점 미만 E등급으로 표기된다.

중학생 ‘수포자’ E등급 35%

전국 중학교 수학 내신시험 평균점수는 68.6점으로 집계돼 주요 과목 중 가장 낮았다. 국어(75.8점), 영어(71.8점), 사회(74.6점), 과학(71.3점) 등 다른 과목은 모두 70점 이상이었다.

평균점수가 낮은 건 그만큼 점수 낮은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학 E등급 학생 비율은 35.2%로 국어(18%), 사회(21.9%), 과학(29.3%), 영어(29.6%)보다 많았다. 임성호 대표는 “하위 35%는 수능 9등급제로 치면 6~9등급에 속하는, 사실상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원(41.8%), 경북·충남(40.6%) 등 E등급 학생이 절반 가까이 되는 지역도 있었다. E등급이 절반 이상인 학교도 전국에서 374개교(11.4%)로 집계됐다. 강원도는 관내 160개교 중 45개교(28.1%)가 E등급이 절반 이상이었다. 경북(21.4%), 경남(20.5%), 전북(20.1%) 등도 전교생 절반 이상이 수학 시험에서 E등급을 받았다.

임 대표는 “중학교에서 선생님이 교과서 범위 내에서 출제하는 내용조차 제대로 풀지 못한 학생이라면, 전국 단위 시험이 치러지는 고교에서는 더욱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개인의 능력치 알 수 있는 진단평가 돼야”

‘수포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면 수업이 멈춘 코로나19 유행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교육계 진단이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보면 고 2 학생의 16.6%가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수준으로 나타나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9%대였던 미달 학생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13.5%로 급증한 이후 꾸준히 우상향 한 결과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는 1수준(기초학력 미달)~4수준(우수)으로 구분하는데, 기초학력 미달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을 뜻한다.

교육당국은 각종 진단평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학력 저하에 대응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별개로 초등 3학년~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책임교육학년’으로 정한 초 3과 중 1은 전체 학생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AI 기반 충북형 학습 플랫폼 ‘다채움’을 활용한 기초학력 진단 평가를 초등 1학년~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초등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BEST)’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정근식, 조전혁 후보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낸 5대 공약 중 첫번째를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 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로 각각 제출했다.

다만 사교육 유발, 경쟁 심화 등 부작용 우려도 여전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평가는 학생의 객관적인 장·단점을 분석하는 자료로만 활용돼야 한다”며 “석차를 공개하는 등 과거 줄세우기 식 시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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