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90억달러 날렸네”… '전투기 격추' 조롱한 中 패러디송에 인도 격분

인도의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가 파키스탄이 운용하는 중국산 전투기에 격추됐다는 소식에 중국에서는 패러디송이 확산하고 있다.

15일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16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중국 인플루언서 '하오형'(豪哥哥)은 지난 8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도 국민 가수 달러 멘디의 대표곡인 '투낙 투낙 툰'(Tunak Tunak Tun)을 개사한 노래를 올렸다.

1분 12초짜리 영상에는 네 명의 남성이 터번 등 인도 복장을 하고 머리 위에 전투기 장난감을 얹은 채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막 구매한 전투기가 격추됐다”, “90억달러 다 날렸네”, “이번에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네”같은 가사로 노래했다.

이는 지난 8일 파키스탄이 중국 전투기 J-10C로 인도군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을 조롱한 노래다.

인도는 지난 2016년 프랑스 다소사와 총 90억 달러(약 12조 6000억원)를 들여 라팔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가사 속 '90억 달러'는 계약 당시 구매가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이 인도군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 당국자는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인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 또한 이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독성있는 원곡에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가사가 더해지면서 해당 영상은 중국 SNS에 빠르게 확산됐다. 이날까지 틱톡 등 플랫폼에서는 1억뷰를 넘기도 했다. 또한 영어로도 번역돼 엑스(X·옛 트위터) 등 다른 플랫폼으로도 퍼졌다.

또한 파키스탄 국방부도 해당 영상을 공유했으며, 미국 CNN방송 등 외신도 이를 보도했다.

이에 인도인들은 '인도 문화를 희화했다'며 분노했다. 일부는 '유엔이 개입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 또한 이를 인지하고 X에 영상 삭제와 영상을 공유한 계정 8000여 개 폐쇄를 요구했다. 협조하지 않으면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다만 X 측은 인도 플랫폼에서 영상을 삭제하지만 언론 자유로 인해 계정 폐쇄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