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학생 20만명인데 교대생 선발도 정말 늘었나?…3곳은 폐지, 4곳은 전형 없어

2025-10-21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대) 중 별도 전형을 통해 이주배경학생(다문화가정 학생)을 따로 선발하는 교대가 12곳 중 5곳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부산·서울교대는 이주배경학생 선발 전형을 운영하다 폐지했고, 관할 지역에 이주배경학생만 4만명이 넘는 경인교대는 별도 전형을 두지 않았다. 증가하는 이주배경학생을 위해 이주배경 교사의 양성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1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취합한 국립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제주대 초등교육과의 입학전형을 보면, 총 12개 교대 중 5곳만 이주배경학생 선발을 위한 별도 전형을 운영했다. 광주교대(7명)·전주교대(2명)·진주교대(3명)·청주교대(5명)·춘천교대(2명) 등이다. 이들 교대는 ‘교육 기회의 형평성 보장’ ‘다양한 배경을 지닌 교사 양성’ ‘교육현장의 변화와 사회 통합 대응’ 등을 내세워 별도 전형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초중고 이주배경학생은 20만2208명에 달한다. 양계민 청소년정책연구원 이주배경청소년연구센터장은 “아무래도 이주배경학생이 교사가 되면 비슷한 배경에 놓인 학생의 환경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롤모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주교대 관계자는 “지역의 우수한 이주배경학생을 교사로 배출하고 지역에 정착시키는 이점도 있다”고 했다.

반면 나머지 7개 교대는 별도 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관내 이주배경 초등생(4만4537명)이 가장 많은 경인교대 등 4개교는 별도 전형을 만들지 않았다.

부산교대·대구교대·서울교대는 등록 미달, 교대 정원 감축 여파 등을 이유로 이주배경학생 선발 전형을 운영하다 폐지했다. 부산교대는 매해 4명씩 별도 전형으로 이주배경학생을 선발해오다 2025학년도부터 지역인재전형으로 통합했다. 부산교대 관계자는 “등록포기자가 해당 전형에서 종종 나왔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교대 정원 감축의 영향도 없지 않다”고 했다.

실제 일부 교대에선 등록포기자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기준 미달로 이주배경학생이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지만 최근 부산교대는 지원자 성적이 상승했다. 부산교대는 2023학년도와 2024학년도 정원 4명을 모두 선발했고 등록을 마쳤다. 해당 전형의 경쟁률은 같은 기간 4대 1에서 6.5대 1으로 올랐고 합격자 평균 내신 등급도 2.85등급에서 2.49등급으로 상승했다.

대구교대는 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 전형을 운영하다 지원자 감소를 이유로 2022학년도부터 폐지했다. 대구교대 측은 “지원자가 2020학년도 16명, 2021학년도 8명으로 줄어들어 폐지하게 됐다”며 “2027학년도부터는 다시 다문화가정 전형으로 3명을 뽑는다”고 했다. 2021학년도 대구교대 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 전형의 정원은 2명으로, 8명이 지원해 2명이 모두 등록했다. 서울교대도 2013~2023학년도 매년 5명씩 이주배경학생 선발 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았지만 “부유층 자제 입학 사례”를 이유로 2024학년도부터 해당 전형을 폐지했다. 현재는 기회균형특별전형으로 정원을 흡수해 운영 중이다.

별도 선발 전형 외에 교대 교육과정 전반을 늘어나는 이주배경학생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할 필요도 제기된다. 대부분 교대는 ‘다문화 시대와 시민교육’(대구교대), ‘국제 이주와 사회통합’(한국교원대)처럼 교양 수준의 과목만 운영했고, 청주교대는 다문화 사회 관련 과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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