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자동차 화재의 제작결함 여부를 직접 규명하는 전담 시설 '화재조사분석동'을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올 1월 리콜 10만대를 이끌어낸 핵심 분석도 이곳에서 수행됐다.
TS는 2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내에 구축한 화재조사분석동이 이달부터 전면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차량 화재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결함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기 위한 분석 전담 공간이다. 그간 TS는 차량 화재 조사를 소방기관이나 민간 분석기관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설비 구축으로 자체 분석 체계를 갖추게 됐다.
화재조사분석동은 연면적 443.84㎡, 2개 층 규모다. 차량·배터리 분해 분석실, 정밀 이화학 분석실, 고품 보관실 등으로 구성됐다. 기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GC-MS), 주사전자현미경(SEM-EDS), 도립형 현미경 등 8종의 고정밀 장비와 전기차 리프트, 배터리 탈착 장치 등 전기차 특화 검사 장비도 갖췄다.
TS는 장비 도입 초기인 올해 1월, 실제 화재 차량에서 확보한 증거를 정밀 분석해 냉각팬 레지스터 결함을 밝혀냈고 이를 통해 10만대 리콜을 이끌어냈다. 제동장치 결함 가능성 분석에서도 핵심 단서를 포착하는 등 초기 운영부터 성과를 냈다.
TS는 앞으로 전기차, 수소차, LPG차 등 다양한 연료 방식의 차량 화재 원인 분석 체계를 확립하고, 축적한 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위험요인을 분류할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화재 예방 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이번 분석동 구축은 장비 확충을 넘어 TS의 안전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전환점”이라며 “과학적 결함 조사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