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현립 고등학교 합격 가능합니까?”

2025-12-08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지난 11월 다저스 팬들 앞에서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 깜짝 인터뷰를 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Buenas tardes"

(안녕하세요)

"You know what? Losing isn't an option. Thank you my teammates, my coaches, our amazing staff, and all fans. We did it together. I love the Dodgers, I love Los Angeles"

(그거 아세요? 패배는 우리의 선택에 없습니다. 팀 동료들과 코치, 스태프,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함께 해냈습니다. 다저스를 사랑합니다. 로스앤젤리스를 사랑합니다.)

"ありがとう"

(감사합니다.)

스페인어와 영어, 일본어를 섞어 유창하게 말하는 야마모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불과 1년전 오타니의 권유로 팬들 앞에 나섰을 때는 "Thank you Dodgers Fan"이라는 짧은 인사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부터 야마모토를 주목해 왔고, 야마모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어떻게 단기간에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이런 야마모토의 극적인 변화는 일본에서 12월 4일자로 발행된 잡지 '넘버'를 통해 그 내막을 알 수 있었다.

야마모토는 야구 연습 못지 않게 치열하게 영어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것도 스포츠 전문 통역가로 통하는 사카모토 씨로부터 입단 첫 해에는 70회 ,올해는 100회 이상의 레슨을 받으며 영어 공부를 한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야마모토와 사카모토의 만남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기간에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야마모토가 중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자 사카모토는 아무런 문제 없다며 용기를 북돋았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스포츠 선수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문무양도라는 표현으로 스포츠와 공부를 별개로 취급하는 경향이 일반적입니다. 그중에서 스포츠에 특화된 선수들은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엔도 와타루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공부에는 부정적인 멘탈을 갖고 있지요"

야마모토 역시 일본의 다른 야구 선수들처럼 고교시절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 영어는 메이저리그의 낯선 환경 만큼이나 어려웠다고 한다. 새로운 영어 단어를 접할 때마다 머리가 너무 아플 정도로 힘들었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의사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스포츠 그래픽 넘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한 야마모토가 사카모토에게 물었다는 놀라운 내용이 등장한다.

"혹시 저 현립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공부를 전혀 못했던 저에게는 현립 고등학교 합격이라는 건 꿈도 못 꿀 일입니다."

이미 고등학교를 나온데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선 야마모토가 현립 고등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은 없다. 이 말은 학창 시절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공부라는 세계에 대해 전하는 야마모토의 진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야마모토는 야구에 대해서는 항상 진심어린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월드시리즈 3차전 연장 18회를 앞두고 몸을 풀기 위해 불펜으로 향했다. 그가 2차전 선발 투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월드시리즈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6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승리를 기록한 이후에도 7차전 9회에 마운드에 올라 결국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를 차지했다. 이런 활약속에 국내 언론에서도 야마모토에 대한 다양한 기사가 쏟아졌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야마모토의 낭만 관련 인터뷰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내 안의 야구 소년이 눈을 떴다."

“미국에 온 뒤론 야구를 즐기지 못했지만 벼랑끝에 선 순간, 어린 시절 처음 야구를 시작하던 때의 야구소년 야마모토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야구 소년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영웅? 구세주? 그런 생각은 집어치워! 그냥 던져!’라고 말하고 있었다."

NHK 인터뷰라고 소개된 이런 낭만적인 기사는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서 누군가가 만들어낸 내용이다.

NHK 캡쳐 화면과 함께 나오는 "야구 소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라는 말을 한 건 맞지만 그것은 이틀 연속 투구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일 뿐 나머지 낭만 관련 부분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국내 네티즌이 만들어낸 이런 이야기가 정말로 그럴듯하게 들린 것은 야마모토가 월드시리즈를 통해 야구에 대해 진심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립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와 "월드시리즈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는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야기지만 야마모토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진심으로 2025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야마모토가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결과와 관계없이 야마모토의 진심은 사람들에게 분명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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