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딸과 함께 하는 메이저리거, 아버지는 딸의 병명을 등에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2025-01-20

메이저리그(MLB) 외야수 제이크 버거(29)는 지난해 10월 텍사스로 이적하고 얼마 안 있어 등번호를 21번으로 바꿨다. 원래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는 번호는 아니었다. 데뷔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30번, 직전 소속팀인 마이애미에서는 36번을 달고 뛰었다. 그나 텍사스 이적 직전인 25일, 둘째 딸 페넬로페가 태어나면서 21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그에게 완전히 달라졌다.

페넬로페는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났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삼염색체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사람 세포는 염색체가 23쌍, 46개다. 그러나 다운증후군 환자는 21번 염색체가 2개가 아닌 3개이고, 그래서 전체 염색체 수도 47개다.

버거는 지난해 4월 아내 배 속의 아기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부터 등 번호 21번을 결심했다. 마이애미에서 뛸 때부터 번호를 바꿀 방법을 찾았다. 텍사스 이적으로 일이 빨라졌다. 21번이 빈 번호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버거는 이번 시즌부터 딸 아이의 병명을 등에 안고 뛴다. 그는 그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버거는 MLB닷컴에 “이 번호를 달고 뛸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내 딸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대표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버거는 딸이 태어난 직후 인스타그램에 “나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둔 유일한 현역 MLB 선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께서 우리에게 정말 특별한 사명을 주셨다”고 말했다. 버거는 “다운증후군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다운증후군 환자 가족을 위한 재단을 준비하고 있다.

페넬로페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4일만 머물렀다. 보통은 6~8주가 걸린다. 다만 심장 문제로 스프링캠프 기간 중 수술을 받아야 한다. 버거는 딸이 수술을 받는 동안 스프링캠프를 나와 내슈빌에서 가족과 함께할 예정이다. 버거는 “페넬로페는 내가 아는 가장 강한 존재”라며 “이번 수술도 무사히 잘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MLB 데뷔 후 3번째 팀인 텍사스는 그에게 이미 특별한 의미가 되어가고 있다. 텍사스는 최근 FA 외야수 작 피더슨(33)을 영입했다. 피더슨의 형인 챔프 피더슨(38)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사회활동가이자 연설가다. 동생의 열렬한 팬으로 야구계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동생이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0년, 챔프도 명예 챔피언 반지를 받았다.

버거는 “피더슨이 이 팀에 오게 된 것도 운명 같다”면서 “나는 피더슨이 경기하는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둘 사이에는 훨씬 더 깊은 연결고리가 있다. 챔프를 만날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뜬다. 챔프는 우리 가족을 응원할 또 한 명의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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