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공격 받는 김동연…민주당 대권경쟁 시동?

2024-06-29

친명계 의원 일부, 자료요구 거절에 "분노 억누르기 힘들다"…개딸, 집단행동

김동연, 당헌·당규 개정 비판하고 비명 세력화 '대권 행보' 포석

갈등 본질, 김동연의 대안세력 조짐…강성 친명, 선제적 견제 나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세를 퍼부은데 이어, 이재명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섰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자료 요청을 했지만 김동연 지사가 이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기도 측은 "변호사가 요청한 자료들은 앞서 국민의힘도 요구한 바 있어 공개되면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이화영 전 부지사는 물론이고 이재명 전 대표 관련 모든 수사·재판 자료는 누구에게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친명계는 김 지사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 측이 꼭 필요하다면 변호인단을 통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 경기도가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갈등의 본질은 이재명 전 대표와 대비되는 김 지사의 '대안세력화' 조짐이다. 친명계가 선제적인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의 압도적 '1극체제'인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경쟁에 시동이 걸린 모양새다.

대표적인 강성 친명계로 꼽히는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이 전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 및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지사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양문석 의원은 글에서 "몰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사법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지사 김동연 민주당원이 민주당 소속 전임 부지사 이화영 변호인 측의 자료 요청에 '정치적 악용 소지'라는 천부당만부당한 변명을 앞세워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며 "민주당원으로서, 일반 국민으로서 분노를 억누르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김 지사! 당신의 작고 소소한 정치적 이득보다 옳고 그름을 먼저 헤아리는, 정의로운 기준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또다른 친명계로 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 단장을 맡고 있는 민형배 의원 또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동연 경기지사가) 계속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면 검찰을 돕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 의원은 "검찰은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 대북송금 사건'이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당과 변호인단은 '남북합작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김광민 변호사가 요청한 경기도 자료는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나선 것은 친명 의원들 뿐만이 아니다. 일명 '개딸'이라고 불리우는 강성 민주당 당원들까지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김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성 배터리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글을 올리자 댓글을 다수 달면서 김 지사를 압박했다.

"수박들과 (이재명 전 대표의) 뒤통수 칠 궁리나 하고 있다", "당신은 정치인 미자격자", "제 2의 이낙연", "대권에 눈 멀어 (이재명) 당대표의 일을 신경쓰지 않는 것인가",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이재명이 돼야 한다", "어떻게 이렇게 배신감 느끼게 만드나", "지사님의 정치 생활, 이번 경기지사직을 마지막으로 마치겠냐"는 댓글들이 달렸다.

앞서 김 지사는 최근 전해철 전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 낙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비명계'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고,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신봉훈 정책수석 및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 안정곤 비서실장 등 비명계 인사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지난 20일 기자들을 만나 "경기도를 위해 힘을 보태줄 분들이 많이 오시게 하는 과정일 뿐 특별한 정치세력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김 지사는 당대표 연임 및 당원권 강화를 명분으로 한 이 전 대표의 당헌·당규 개정에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뚜렷한 대립각을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 3월 김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급 지급' 공약에 대해서도 '선별지급이 더 효과적'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김 지사는 야권에서 이 전 대표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 중 하나로 꼽힌다. 향후 또 어떤 충돌 양상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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