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LG화학의 수처리사업부인 멤브레인 경영권을 인수하는 가운데 중동의 큰 손인 무바달라투자회사가 투자에 참여한다. 무바달라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은 LG화학의 해수담수화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수처리 사업부 인수 규모가 당초 알려진 1조 4000억 원 보다 많은 1조 6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글랜우드 PE는 2000억 원을 제조시설 추가 증설과 디지털 전환 등 제조 고도화를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싱가포르투자청이 6000억 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랜우드는 블라인드 펀드 2호와 3호를 통해 4000억 원에 이어 공동투자펀드의 운용을 맡는다. 6000억 원은 KB은행과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을 주선해 지원할 예정이다. 글랜우드는 블라인드 펀드 3호에서 캐나다연금(CPPIB)과 아담스스트리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계열사인 파빌리온캐피털을 합류시켰다.
무바달라 등 중동계 투자자가 관심을 보인 대목은 멤브레인의 해수 담수화 기술이다. 멤브레인은 나노기술을 적용한 수처리필터를 생산하는 데 이 필터는 99.89%로 염분과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이 필터는 해수담수화 설비는 물론 공업용수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초순수를 제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무바달라 에너지 담당팀은 기후변화로 물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해수담수화 필터를 에너지 설비에 장착시켜 수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바달라는 2023년 우리 정부와 300억 달러(약 42조 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를 약속했고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PEF를 만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를 최종 단계에서 철회했고, 2024년에도 KT클라우드 투자가 무산되는 등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길어지는 투자시계에 무바달라 한국 담당자로 이직한 일부 구성원이 다시 국내 금융기관에 돌아오기도 했다. 다만 현재도 일부 대기업의 플랫폼 사업에 대한 투자 논의를 이어가는 등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