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호조지만…건설업 취업자는 10만명 감소 '역대 최대'

2024-10-16

건설 경기 악화로 9월 건설업 취업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일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청년 ‘쉬었음’ 인구는 4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용률이 9월 기준 역대 최고, 실업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표면적인 고용지표는 호조인 것처럼 보이지만, 청년층과 50대 일부는 이런 고용훈풍이 남의 얘기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9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만1000명 증가한 247만9000명을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일하지 않고 쉬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른바 ‘니트족’을 말한다.

청년 니트족 늘어난 이유

특히 15~29세 청년층에서 쉬었다는 사람이 전년 동월 대비 6만9000명 늘며 44만2000명에 달했다. 2021년 1월(11만2000명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청년층에서 ‘쉬었음’이 크게 늘어난 데는 우선 주요 산업인 제조업의 고용 여건이 어려워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9000명 감소했다. 석 달 연속 감소로, 전달보다 감소 폭이 더 커진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요즘 20대 취업준비생은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 소득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진다는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노동시장에 들어가지 않고 2~3년 더 기다리며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령별 고용률을 보면 전체 연령대 중 청년층과 50대에서만 고용률이 하락했다. 전체 고용률(15세 이상)은 63.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는데, 청년층은 0.7%포인트 하락한 45.85%, 50대는 0.3%포인트 떨어진 77.6%였다.

냉랭한 제조·건설업 고용시장

50대의 고용 부진은 내수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50대는 건설업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연령대다. 최근 이어지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명 감소했다. 통계상 산업분류를 개정한 2013년 이래 역대 최대 감소다. 건설업 취업자는 5개월째 내리 감소하는 중이다.

도·소매업도 마찬가지로 50대 고용률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4000명 줄며 국내 산업 중 취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7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건설업계 등 어려움을 겪는 부문에 집중한 일자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취업자 감소세를 보이는 건설업계에 신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숙련인력 대우를 개선하고, 청년층 취업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청년·여성·중장년 등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9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7월부터 3개월째 10만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70만명대 증가를 기록했던 2022년, 30만명대 증가한 지난해보다 둔화한 상태다.

지난달 실업자는 62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9000명(-5.9%)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1%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모두 1999년 6월 기준변경 후 9월 기준 가장 낮은 기록이다. 고용률도 63.3%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었다. 역시 1982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9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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