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첫 희망퇴직 실시...롯데그룹 유통계열 중 올해 3번째

2024-10-15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창립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롯데그룹 유통계열 중 올 들어 3번째다. 앞서 희망퇴직을 시행한 2곳이 실적 부진을 겪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세븐일레븐의 희망퇴직 역시 같은 선상에서 진행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두 업체 모두 업황 악화 속에 장기간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곳이다. 롯데온은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이래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다. 대상자에게는 18개월 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준다. 신청 기한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세븐일레븐은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수익 저하가 이어짐에 따라 비용 절감을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심화하는 편의점 업계 경쟁과 소비 침체 속에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고전해왔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8억 원, 2023년 551억 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증가세 마저 꺾이며 위기에 봉착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4월 미니스톱을 인수, 국내 2600여 개 점포에 대한 브랜드 전환과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22년 1만 4265개였던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 3130개까지 줄었다.

세븐일레븐은 국내에서 최초로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선보인 브랜드다. 지난 1988년 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인 1989년 5월 국내 최초의 편의점인 서울 올림픽점을 개점했다.

이후 GS25와 CU가 편의점 경쟁에 참전했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며 대형 편의점 4사 체제로 경쟁해왔다.

세븐일레븐은 본업인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고자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도 추진 중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조직 구조를 바꾸려는 여러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번 희망퇴직 시행도 그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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