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도 없이 빙 둘러 앉았다. 21일 오후 2시부터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그리고 장관들은 대통령실 한켠에서 40여분 간 ‘스몰 토크’를 나눴다. 오후 한시부터 김 총리와 장관들이 속속들이 한데 모여들자 이 대통령이 곧 나타나 대화가 시작됐다고 한다.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였다. 국무회의라는 정식 회의체가 아니면 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던 장관들이 제각각 말들을 꺼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장관은 “이 대통령이 유쾌하게 분위기를 리드했고 편안한 대화들이 오가고 웃음도 터졌다”며 “다들 한마디씩 하고, 이 대통령은 두루 들으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관은 “정책 관련 얘기도 나오고 현안이 있는 분들은 쭉 설명도 했다. 서로 공부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장관들과의 티타임은 전날부터 도입 돼 앞으로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 직전 진행될 예정이다. 18개 부처 장관들이 모두 배석하면 인원이 많아 대화가 어려우니 ▶외교·안보·안전 ▶경제·사회 부처 등 두 그룹으로 나눠 격주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에선 3실장(강훈식·김용범·위성락)과 김정우 국정상황실장도 함께 배석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 함께 배석하면 그건 사실상 사전 국무회의 아니냐”며 “이왕 국무위원들이 세종에서 먼 길을 하시니 편안한 분위기에서 현안이나 애로 사항 말하며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10명 정도로 인원을 나눴다”고 했다.

정례 티타임은 김민석 총리 제안으로 도입됐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 총리는 이 대통령과 매주 월요일 주례 오찬 등 정기적이든 비정기적이든 편안히 대화할 기회가 적지 않지만, 본인과 달리 장관들은 도통 기회가 없는 것 같단 생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 대통령도 쾌히 응해 티타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장관들의 긴장도를 낮춰주려는 의도도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생중계 국무회의가 첫 도입되면서 장관들은 만반의 사전준비를 해 ‘초 긴장모드’로 회의에 임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 특유의 돌발 질문들 탓에 과거처럼 회의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생중계로 인한 국무위원들의 압박감이 상당하다”며 “티타임을 통해 국무회의장의 무거운 분위기를 한층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