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부정적 이미지’ 벗을 수 있을까... 법적 분쟁에도 주가 ‘들썩’

2024-09-24

남양유업, 이미지 제고 노력... 무탈하지 않은 과정들

전 오너와 여론 모두에게 시달리는 남양유업

주주가치 제고 시도에 주가는 빠른 반영 이어가... 18.6% 급등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올해 초 남양유업의 경영권이 ‘오너 리스크’가 있던 홍씨 일가에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이전됐다. 남양유업의 ‘불매 운동’과 실적 부진을 야기한 원인이 사라진 셈이지만, 남양유업이 ‘나쁜 기업’ 꼬리표를 떼는 데에는 고전 중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여전히 홍원식 전 회장과의 법적 분쟁을 이어가며 발목이 붙잡혀 있고, 여론을 납득시킬 만한 경영 쇄신 방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 주가는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이어지는 전 오너와의 법적분쟁에 더불어… 여론, 여전히 불신 높은 상황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남양유업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전 오너’와의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법원에 홍원식 전 회장이 소유 중인 미술품 3점에 대한 유체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대상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 알렉산더 칼더, 도널드 저드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으로 작품 가치가 도합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해당 작품을 당시 회사가 구매했으나, 이후 홍원식 전 회장 측으로 명의가 이전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이 소유권 분쟁 중인 작품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국내 주요 화랑에 공문을 보내 조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은 지난달 2일 홍 전 회장과 전직 경영진 3명을 2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하는 등 경영권 이전 후에도 전 오너와의 갈등을 일단락 짓지 못하고 여전히 발목이 붙잡힌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의 기업 쇄신 노력이 ‘전 오너 리스크’와 여론의 뭇매에 여전히 가로막혀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남양유업은 과거 경영 체제의 잘못된 관행을 단절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표집행임원 직속의 ‘준법경영실’을 신설한 것인데, 해당 조직 실장에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의 이상욱 전무를 영입한 것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검사 출신을 고용하는 것이 신뢰 회복과 무슨 상관이냐”, “혹시라도 나중에 전관예우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 “식품회사와 검사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불신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실적 개선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월 경영권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마무리됐고,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홍 전 회장이 물러나고 한앤컴퍼니 측이 경영권을 쥐게 됐음에도 올해 2분기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4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67억원에서 올해 160억원으로 늘었다.

실적 반영은 더딜 수도… 주가, 자사주 소각 소식에 급등

다만,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의 경영진이 바뀌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실적이 이를 반영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또한 남양유업의 기업 쇄신 노력이 이어져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납득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남양유업의 주가는 회사의 경영 쇄신을 위한 노력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19일 남양유업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3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또한 다음 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 분할한다는 방침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 9일 남양유업이 해당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소식을 알리자, 다음 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장중 전일(47만4500원) 대비22.44% 뛴 58만1000원까지 치솟았다가 11.49% 오른 52만9000원으로 마감하기도 했다.

이후 남양유업의 주가는 지난 11일 52만3000원, 12일 52만원, 13일 53만원, 19일 56만2000원, 20일 55만4000원, 23일 56만6000원으로 52만원선 위에서 장 마감하고 있다.

이날(24일) 오후 1시 기준 남양유업의 주식은 1주 당 5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알린 지난 9일보다 18.6% 오른 수치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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