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엎치고 ‘한’ 덮치니…발 묶인 오세훈·홍준표

2025-03-02

‘명태균 게이트’ 연루 수사 이후 지지율 ‘한 자릿수’ 답보

한동훈 ‘제2연평해전’ 다룬 연극 관람하며 첫 공개 행보

여권 대선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찍 대선 행보를 시작했지만 여권 ‘1위 주자’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양자 구도를 만들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명태균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두 달 만에 정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지지율 분산의 변수가 늘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홍 시장과 오 시장 지지율은 각각 4%와 3%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주보다 1%포인트씩 하락한 수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5%)와 김 장관(10%)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홍 시장과 오 시장은 나란히 6%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대표(31%)와 김 장관(13%)은 이 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검찰이 최근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사건 수사를 본격화한 게 이들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오 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김한정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오 시장 쪽으로 수사를 뻗어나가고 있다. 오 시장은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홍 시장도 측근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홍 시장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털끝만큼도 관련 없으니, 무제한으로 수사든 조사든 마음대로 해보시라”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일 통화에서 “김 장관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다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때 주춤해졌다”며 “그러다 명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오 시장 등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명태균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김 장관 등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한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도 여권 주자 지지율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특히 오 시장의 경우 지지층이 겹치는 한 전 대표가 정치권에 복귀한 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경선 국면으로 들어가면 계엄 해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한 전 대표가 선명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했다. 당대표 사퇴 후 두 달 만의 공개 행보다. 한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 폐지론을 두고는 “많은 분이 이렇게 싫다고 하면 안 해도 된다”며 “본투표(기간)를 늘리는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강성 보수층 지지세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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