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첫 출근길 기자들과 문답
“외교부, 미국과 윈윈 방안 찾아내야 할 것”
“한·일 과거사, 인내심 갖고 해 나가겠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한·미 관세 협상을 두고 “관세 협상을 흔히 제로섬으로만 생각하지만, 협상 경험에 비춰보면 논제로섬의 ‘윈윈’이 나온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외교부”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가 거시적인 시각으로 ‘패키지딜’ 등을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하면서 미국 측과 ‘윈윈’의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통상 당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외교부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의 관세 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외교·안보 분야의 카드도 살펴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조 장관은 방미 여부를 두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관세) 협상에 직접 관여해 온 부처의 장관들이 (미국에) 간다는 얘기가 있어서 종합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기를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 취임 직후 이른 시일 내에 방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한·일관계를 놓고 “왜 일본 사회가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렀는가를 잘 이해하면 과거사 문제를 우리가 소망하거나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긴 호흡으로 끈기 있고 인내심을 갖고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이것(과거사)이 큰 어려움으로 작동하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최우선 과제를 묻는 말에는 “여러 군데서 많은 어려움이 몰려오고 있다”라며 “우선순위를 어떻게 둘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 봐가면서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도 있고 장기적으로, 긴 호흡으로 가야 할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다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라며 “국민의 힘을 뒷배로 삼아서 현명한 외교를 한다면 분명히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취임 소감을 묻자 “국제정세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3년 만에 외교부로 돌아온 기쁨이나 감격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지난 18일 여야 합의로 자신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을 두고 “우리 외교가 실용의 방향으로 국익을 위해 앞으로 해나갈 때 초당적인 국회의 지지,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첫걸음이 아닌가 싶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매우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폭우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국민께 심심한 애도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조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