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와 건강 그리고 운동

2025-01-13

서두에 숫자놀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총리 중 한 분은 일본의 731부대가 어떤 부대인 줄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딱히 그것과 관련이 없지만 유사한 7330이라는 숫자가 있다. 행운의 수 7과 우리 한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3과 과거 자유당 시절 국회에서 통과되어 법률적 용어가 되어버린 사사오입과 전혀 자유로운 0이 있다.

“일주일에 3번은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좋다”라고 하는 7330 이다.

과연 이러한 방식대로 운동을 하는 치과의사는 얼마나 될까? 항상 진료와 더불어 바쁘게 사는 우리 현실이,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에 소홀하게 되고 점차 개원 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활동량의 저하, 움직임이 없는 긴장된 자세로 진료에 매진하는 치과의사의 전형적인 자세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척추는 약간 우측으로 S 라인을 형성하고 복부는 과속방지턱처럼 D라인을 그리고, 눈은 초점을 잃은 사람처럼 생동감 없는 충혈된 모습들을 보게 된다.

구강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정작 자신의 건강에는 소홀하며 직업적인 스트레스, 흡연으로 찌들어가는 40~50대의 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진료실에서 그나마 그 하얀 가운의 마력으로 근엄하고 준수하게 보일 뿐 진료실 이외에서 쳐다본 얼굴에서는 노동자의 지친 모습과 다를 바 없는 게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우리 치과의사는 직업상 반드시 건강을 위해 척추와 복부 비만을 해결할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어떤 운동이던 꾸준히 7330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은 27년간 검도를 하면서 일주일에 최소 2~3번 도장에서 호구를 쓴 후 죽도를 가지고 상대방과 타격을 하며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40대 이후 노화 과정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체력 단련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30대 초반 개원의에게 당신은 몇 살에 치과 정년을 할 예정이냐고 질문했을 때, 열심히 벌어서 50대 중반에 은퇴를 하겠다고 답을 했고 40대에게 물었을 때 자식 교육을 위해 60대까지, 50대에게는 체력이 닿을 때까지라고 답을 했다고 한다. 개원가의 현실이 일찍 은퇴하도록 만들지 않지만 좋게 해석하면 체력 관리, 건강 관리만 잘하면 정년 없는 전문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고령화 사회에 함께하려면 건강 관리가 더욱 필요한 우리들이다.

인간은 40세가 넘으면 누구나가 하나둘씩 지병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지병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건강 관리에 신경 쓰고 그에 따른 운동이 필요함을 느낀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음식 섭취라고 생각한다. 하루 3끼 중 아침은 출근에 쫓겨 대충 먹고 점심은 간단히 분식집에서 시켜 먹고 저녁엔 모임이 있다며 폭식과 야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점이 우리의 건강을 빼앗아 가는 첫 번째 요소인 것 같다.

구한말에 을사늑약의 5적이 있듯이 개인적으로 구강 출입 통제 5적을 정해 놓고 있다. 술, 담배, 음료수, 드링크, 커피이다. 5가지를 5적으로 생각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나 출입 금지 구역을 수시로 드나드는 것이 술이다. 자주는 아니고 1주일에 1번꼴인데 한국인의 정서상 타인과의 교감을 이루는 촉매제인 술에서는 아직까지 통제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흡연은 자신의 의지대로 끊어서 현재 25년째 금연을 실천하고 있고 음료수, 드링크제는 분명 건강에 도움이 안 되는 음료인데 무심코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 것 또한 사양한 지 오래되었다. 다음은 커피다. 물론 커피가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두 잔으로 끝나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역시 출입 통제한 지 수년 되었다.

5적들을 입안으로 들여보낼 때마다 맛보고 짜릿한 즐거움이 있지만 선별 작업을 거쳐 섭취해야 함이 마땅하다. 운동을 하여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음식 섭취의 제한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왕성한 식욕을 갖고 태어나 과식을 일삼는 나로서는 아직도 잘 지켜지지 않지만 소식과 밤 9시 이후에 금식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듯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한 건강 관리가 현재 우리들에게 필요한 숙제인 것 같다.

오늘도 진료가 끝나면 때려서 스트레스 풀고 맞아도 아프지 않는 검도 도장을 향해 발걸음을 돌려야겠다.

이승룡 원장

서울 뿌리샘치과의원

<한맥문학> 수필 등단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장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전)치의신보 집필위원

<2012 치의신보 올해의 수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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