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의 일상은 반복적이라서, 극적인 순간이 오지 않는 이상 어제와 똑같은 일상을 대부분 보낸다. 반복적이라서 '당연하다'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 같다.
출퇴근길, 등하굣길, 하루의 절반 이상 있는 회사와 학교는 어제의 흔적이 온데간데없다. 그저 근무하고 공부하는 공간이지만, 그 공간에서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우리는 매일 청결한 환경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하다' 이 말을 후회스럽게 와닿는 경우는 당연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의 공백이 발생할 때이다.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한 경우가 있지 않은가. 이들의 공백이 생긴다면 우리의 일상에 초래될 여러 일들을.
필수 노동자에 속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우리의 일상 공간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학교, 병원, 공공시설 등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청소노동자들이 감염 위험 속에도 위생 관리를 맡아 이들의 헌신은 필수 노동자로서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후에 이들의 사회적 인식과 처우의 개선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다. 청소노동자는 사회 유지에 있어 필수 노동자이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자'로서 존재하고 '청소'라는 단어 때문인지 단순 업무로 취급을 받고 정당한 처우를 요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4월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 523회, 524회는 '국민 의원' 특집은 국민들의 생각이 담긴 입법 아이디어를 가지고 논의하는 내용이다. 그중 당시 국회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시는 분께서 청소노동자를 위한 쉼터 설치 의무화 의견을 내셨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바뀌었을까?
2021년 6월 대학교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에어컨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지적되었다. 이후 2022년 8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가 되었지만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부실하거나 좁거나 지하에 있지만,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해당 조항에 충족되는 것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만 문제가 아니다. 청소노동자 대부분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고용 불안정을 겪을 것이며, 임금 수준 또한 낮게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최근 발간한 '필수 노동자 실태와 정책 과제'(2022)를 보면, 전체 필수 노동자 486만 명에서 청소 및 환경미화원은 114만 명이 차지하였다. 2022년 기준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252.5만 원이며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 339.2만 원의 74.7% 수준이다. 그중 환경미화는 103만 원으로 집계가 되었다.
더불어 2024년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월 식대는 14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하지만 월 식대는 12만으로 최근까지도 식대를 제대로 보장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당연함'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노력이 더해져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의 가치와 처우 개선은 구조적인 문제 속에 놓여있다. 법적 기준만 충족하면 되는 휴게공간은 지자체와 협력하여 질적 향상과 더불어 작업 환경의 안전 보장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또한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소노동자들은 단순한 '청소'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책임지는 필수적인 존재이다. 단순 업무를 넘어 사회의 위생과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 노동자이다.
이들의 공백이 초래하는 혼란을 생각하면 헌신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로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존중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하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