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포커스] 방성빈 부산은행장, '글로컬' 은행 도약 위한 거침 없는 행보 주목

2024-11-19

내년 3월 임기 만료에 연임 여부 '촉각'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1967년 설립된 부산은행이 최근 창립 57주년을 맞았다. 현재 부산은행을 이끌고 있는 방성빈 부산은행장(59)은 국내외 외연 확장을 통해 '초일류 글로컬(글로벌+로컬) 은행'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취임 이후 실적 측면에서는 다소 주춤했지만 2028년까지 부산시 주금고(제1금고) 자리를 사수하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BNK금융그룹 2인자이자 부산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의 수장으로서 그의 향후 거취와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가 주목되는 방성빈 행장은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금융인의 길을 걸었다. 방 행장은 브니엘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2010년 이후에는 임원부속실장과 금곡동·학장동·장유지점장을 거쳐 ▲검사부 부장 ▲준법감시부 부장 ▲경영기획부 부장·본부장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보) ▲BNK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전무) 등을 두루 거치며 은행업 전문성과 최고경영자로서 역량을 쌓았다. 30년 넘게 몸담은 직장에서 퇴직 후 2년 만인 2023년 4월 1일 은행장으로 영전했다.

방 행장은 취임 이후 안정감 있는 경영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기업과 소상공인,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 외에도 상생금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에 앞장섰다. 2023년 부산은행의 사회공헌 관련 지원금은 548억 원으로 같은 해 당기순이익(연결) 3791억 원의 14.5% 수준을 차지했다. 디지털 금융 성과로는 작년 10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에서 부산은행식 미래형 금융 점포인 '디지털플레이스'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해외사업 강화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방 행장은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부산은행장 시절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합을 맞웠다. 당시 난징지점 개소를 위해 중국을 7차례나 방문하는 등 업무성과를 인정받는다. 행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도 중국을 찾아 난징은행, 칭다오농상은행과 업무협약 체결, 현지 거래처 방문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부산은행은 작년 말 현재 3개의 해외지점(베트남 호치민, 중국 난징·칭다오)과 3개 사무소(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 미얀마 양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방 행장이 4년마다 선정하는 부산 시금고 입찰에서 판정승을 거두면서 연임에 청신호를 켰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부산은행은 주·부금고 운영 입찰에서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과 맞붙은 가운데 주금고(1금고)에 지난 9월 24일 선정돼 2001년부터 2028년까지 28년 연속 시금고 은행 지위를 이어간다. 부산시금고은행은 올해 예산 약 15조 원을 기준으로 1금고는 12조 원, 2금고는 3조 원을 맡아 운영한다. 이번 시금고 수성은 빈대인 회장과 방 행장이 실무진들을 독려하는 등 직접 챙겼던 덕분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다만 부산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의 약화는 방 행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4588억 원(전년비 13.2%↑) ▲2023년 3791억 원(16.8%↓) ▲2024년 3분기 누적 3847억 원(2.11%↓)을 기록해 2022년 이후 하향세다. 같은 시기부터 건전성 지표도 저하 중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2022년 0.29%, 0.26% ▲2023년 0.42%, 0.45% ▲2024년 3분기 말 0.73%, 0.67%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총자산도 2022년 말 73조 원, 2023년 말 77조 원, 2024년 3분기 77조 원 규모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지방은행 경영환경은 자본, 산업,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녹록하지만은 않다. 부산은행은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영업 현황에 대해 "주력 영업권역인 동남경제권 주요 산업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자산성장성 둔화 및 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부터는 자산건전성 지표 관련(2022년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의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구를 삭제하는 등 경계감을 높이는 모습도 드러냈다.

내부통제 강화는 금융권의 주요 당면 현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은행의 경우 BNK금융지주와 함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 조치를 지난 7월 받았다. 2016년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전직 경영진들이 시세조정계획(주가부양방안)을 수립하고, 거래처에 주식 매수를 권유해 주가를 임의로 끌어올린 혐의에 따른 것이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1년간 금융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만큼 불이익도 예상된다.

이에 방 행장은 한층 더 엄격한 내부통제와 윤리의식을 강조했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금융당국이 접수한 책무구조도 제출 및 시범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권재중 BNK금융그룹 부사장을 재무기획본부 부행장으로 선임하는 등 책무구조도 관련 핀셋 인사도 실시했다.

은행 경영전략 측면에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파괴적 혁신’ 추진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그는 최근 57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밝힌 대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대면 채널의 혁신’과 ‘비대면 채널의 유기적 연결’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나아가 임직원들에게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변화와 혁신, 고객 최우선’의 가치를 실천해 부산은행이 지역을 넘어 ‘초일류 글로컬 은행’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방 행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부산은행의 초일류 글로컬 은행으로의 성과를 얼마만큼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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