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아가와 다이고(야기라 유야)는 정의감 넘치는 경찰입니다. 어떤 사건에 휘말려 실어증에 빠진 딸의 요양을 위해 물 좋고 공기 좋은 ‘쿠게 마을’의 순경으로 부임합니다. 쿠게 마을 주민들은 ‘고토 가문’의 임업 사업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고토 가문 당주였던 할머니의 시신이 산에서 발견됩니다. 곰에 물려 죽었다고 했지만 시신에는 사람의 잇자국이 있었습니다. 다이고는 고토 가문의 새 당주 고토 케이스케(카사마츠 쇼)와 대립하고 협력하며 마을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이번 주 소개할 콘텐츠는 디즈니플러스 TV시리즈 <간니발>입니다. 니노미야 마사아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됐습니다. 제목은 식인 캐릭터로 유명한 ‘한니발 렉터’와 동족포식을 뜻하는 ‘카니발리즘’을 조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간니발>은 쿠게 파출소의 전임 순경이 고토 가문의 저택에서 난동을 피우면서 총을 난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인정해! 인정하라고! 너희는 사람을 먹었어! 너희는 사람을 먹잖아!” 실로 강렬한 오프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쿠게 마을은 깊은 산골에 있어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이고, 고토 가문은 수백 년 전 쿠게 마을을 세워 대부분의 산림과 토지를 소유한 대지주입니다. 이런 곳에서 식인이 의심되는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폐쇄되고 고립된 장소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일본 추리 소설계에서 이른바 ‘클로즈드 서클’이라고 부르는 설정입니다. 여기에다 카니발리즘까지 더한 세계관은 기자 개인적으로 참기 어려운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다이고는 장르적 클리셰인 ‘정의로운 주인공’이라고 보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형사 시절 범인을 검거하면서 마구 폭력을 행사하던 ‘열혈 형사’ 혹은 ‘폭력 경찰’이었습니다. 마시로가 실어증에 걸린 사건도 다이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이고는 바로 이런 폭력적인 기질로 고토 가문과 쿠게 마을의 단단한 결속을 돌파합니다. 딸이 어디선가 가져온 사람의 손가락, 얼굴을 뜯어먹혔다고 주장하는 남자, 낫을 들고 돌아다니는 거인 등을 추적합니다. 마을의 비밀을 양파 껍질처럼 한 겹씩 벗겨가는 짜릿한 스릴과 몰입감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간니발> 시즌 1은 2022년 일본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였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간니발> 시즌 2의 제작을 발표했습니다. 원작 만화가 2021년 전체 13권으로 완결된 만큼 후속 시즌도 바라볼 만 합니다. 주인공 다이고를 연기한 배우 야기라 유야는 시즌 2에 대해 “제가 이 작품에서 좋아하는 것이 액션”이라며 “일본의 폭력을 다룬 명작이 많은데 좀 더 날것, 리얼리티를 느낄만한 액션신이 볼거리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기대됩니다.
취향 저격 지수 ★★★★★ 고립, 괴물, 식인, 이건 못 참지
시즌 2 기대 지수 ★★★★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