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저작권 디즈니의 대처법

2024-11-19

지난달부터 서울에서 개최 중인 ‘디즈니 100년 특별전’은 ‘IP(지적재산) 공룡’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위상을 과시한 대규모 전시다.

총 2~4층 전시장 중 1923년 설립사를 다룬 4층부터 내려오며 보게끔 돼 있지만, 역순 관람도 의미가 있다. 아래층을 채운 픽사 3D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마블 슈퍼 히어로물 등 디즈니가 2000년대 들어 인수·합병한 굵직한 자회사들 콘텐트를 보노라면 이런 질문이 들어서다. IP가 금광이 된 시대라지만, 디즈니의 IP 집착은 왜 이토록 유별날까. 그 답이 4층 전시실의 전보 한 통에 있다. 1928년 월트 디즈니(1901~1966)가 형 로이에게 당황한 기색으로 보낸 전보다.

당시 27세 디즈니는 인생 최대 시련을 맞닥뜨린 상태였다. 그가 2년간 열정을 바친 캐릭터 ‘오스왈드 더 럭키 래빗’ 만화영화가 유니버설 픽쳐스를 통해 대성공을 거뒀지만, 배급업자가 디즈니 몰래 캐릭터 소유권 및 주요 애니메이터들을 빼돌려 따로 후속작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박탈감을 추스른 그는 곧 믿을 만한 동료들과 새 구상에 몰두했다. 그해 기차에서 문득 떠오른 캐릭터가 “채플린 같은 삶의 애환이 담긴 캐릭터, 무언가 열심히 해보려 하는 작은 쥐” 미키 마우스다. 무성 영화 ‘미친 비행기’(1928)로 첫 등장 했다. 이후 디즈니는 무엇보다 캐릭터 강자가 됐다. 다시는 캐릭터 저작권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다. 오스왈드 래빗 소유권도 2006년 다시 사들였다. 꿈의 공장 100년 금자탑을 쌓은 디즈니 철학이 다름 아닌 저작권 사수였다.

글로벌 자본이 밀려들며 콘텐트 IP 누출이 커진 한국도 너무 늦기 전에 현황을 따져 봐야 한다. IP 거점의 위상은 거저 유지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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